‘멕시코 교대생 43명 집단실종’ 핵심 용의자 무죄 석방

입력 2019-09-04 17:00
실종 교대생 43명의 얼굴을 레고로 제작한 중국 작가 아이웨이웨이의 작품. 연합뉴스

멕시코에서 5년 전 발생한 교대생 집단 실종 사건의 핵심 용의자가 법원의 무죄 판결을 받고 석방됐다.

엘우니베르살 등 멕시코 언론은 3일 폭력조직 ‘게레로스 우니도스’의 우두머리 중 한 명인 힐다르도 로페스 아스투디요가 4년 만에 풀려났다고 보도했다. 아스투디요는 대학생들의 납치와 살해에 직접 가담한 혐의를 받고 체포되었으나 증거 불충분으로 무죄 판결을 받았다.

2014년 9월 26일 일어난 멕시코 교대생 실종사건은 전 세계를 발칵 뒤집어놓았다. 시골지역 대학생들의 임용 차별에 반대하는 교육대학생 100여명이 시위를 벌이자 로세 루이스 이바르카 시장은 강경 진압을 지시했다. 이 과정에서 대학생 3명이 경찰의 총알에 맞아 사망하였으며 43명은 체포된 뒤 지금까지 실종된 상태이다.

검찰에 따르면 체포된 학생들은 부패한 지방 경찰에게 넘겨졌다. 경찰은 경쟁 마약 조직이라며 게레로스 우디노스에게 학생들을 넘겼다. 로페스 아스투디요를 비롯한 조직원은 학생들을 살해한 뒤 불에 태웠다.

그러나 인권단체와 실종자 가족들은 학생들의 주검을 소각했다는 과학적 증거가 없다며 권력층이 사건을 의도적으로 은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시장 부인 피네다의 두 오빠가 마약조직원이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실종 학생 가족을 돕는 변호사 산티아고 아기레에 따르면 검찰이 로페스 아스투디요 사건에서 100건이 넘는 증거를 제시했는데 이중 62개는 고문이나 임의 구금을 통해 얻어진 증거라 받아들여 지지 않았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실종 학생 가족과 이들을 돕는 인권변호사 등은 이번 무죄 판결이 “사건 수사가 사법적 실패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홍근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