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루키 시즌을 보내고 있는 이정은(24)이 메이저대회 US여자오픈 우승 트로피를 들고 금의환향했다. 이 트로피가 미국 밖에서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이정은은 4일 서울 을지로 롯데호텔에서 미국골프협회(USGA) 주최로 열린 US여자오픈 우승 축하행사에서 “우승하고 3개월이 지나 잠깐 잊고 있었다. 아직도 감동이 남아 있다”며 “LPGA 투어로 떠날 때 많이 걱정했지만 큰 선물을 받아 감사하다. 신인으로 큰 대회에 우승해서 영광”이라고 말했다.
이정은은 지난 6월 3일(한국시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 컨트리클럽에서 폐막한 제74회 US여자오픈에서 정상을 밟았다. LPGA 투어로 데뷔하고 첫 승을 메이저대회에서 수확했다. 이정은은 이날 행사장에서 상영된 우승 당시의 영상을 보면서 눈물을 쏟기도 했다.
이정은은 “한국에서 우승할 때 그 느낌을 받지 못했다. 미국의 큰 대회에서 우승하니 초등학생 때부터 골프를 한 기억들이 생생하게 났다”고 회상했다.
이정은은 이날 행사에서 US여자오픈의 진품 트로피를 공개했다. 순은으로 제작된 이 트로피는 ‘2019 JEONGEUN LEE6’(2019 이정은6)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이정은은 동명이인을 구분할 목적으로 ‘이정은6’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다.
트로피는 이정은의 자택에서 1년간 보관된 뒤 USGA로 반납된다. US여자오픈 주최 단체인 USGA가 앞서 미국 밖의 공식석상에서 트로피를 공개한 적은 없다. USGA는 트로피를 영구 소장할 때까지 한국의 명소 곳곳에서 공개하는 투어를 계획하고 있다.
이정은 소속사인 브라보앤뉴 관계자는 “USGA가 이정은을 육성한 한국의 저변에 많은 관심을 드러냈다. 이번 행사는 USGA의 제안으로 이뤄졌다”며 “이를 시작으로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골프시장과의 접촉 기회를 늘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정은은 이제 2020 도쿄올림픽을 바라보고 있다. 그는 “올 초만 해도 올림픽 출전 목표가 없었다. US여자오픈 우승으로 랭킹이 상승하면서 생각을 바꿨다. 올겨울 혹독하게 훈련해 올림픽 출전을 이루겠다”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