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철 인터넷사기 4824명 검거, 경찰은 ‘인력 부족’ 아우성

입력 2019-09-04 13:49 수정 2019-09-04 16:55

올해 여름철 휴가 기간 인터넷사기가 전해에 비해 무려 20%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선에서는 인터넷사기 범죄가 해가 갈수록 늘고 있는 데 비해 이를 담당할 경찰 수가 현저하게 모자란다고 호소한다.

경찰청은 지난 7월 8일부터 지난달까지 55일간 실시한 하계 휴가철 인터넷사기 단속 결과 1만6544건을 단속해 이 중 4824명을 검거했다고 4일 밝혔다. 구속된 인원은 145명에 달했다. 검거자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4561명보다 23% 늘었다. 경찰은 단속기간을 11월까지 연장하고 다중피해 인터넷사기에는 책임 관서를 따로 지정해 대응할 계획이다.

경찰이 검거한 사건 중에는 직거래 사기가 1만1448건으로 69.1%를 차지해 비율이 가장 높았다. 특히 중고 물품거래사이트에서 숙박권과 캠핑용품 등을 저렴하게 판다며 택배거래를 유인, 대금만 받아 챙기는 식의 사기가 많았다.

일례로 울산 남부경찰서는 지난 5월부터 7월 사이 중고물품거래 카페에서 야영장 숙박권이나 물놀이장 이용권 등을 판다고 속여 157명으로부터 약 1100만원을 뜯어낸 피의자를 단속 기간에 검거했다. 또 대구 성서경찰서도 렌터카이용권이나 호텔 숙박권, 놀이공원 입장권 등을 판매한다고 허위광고해 60명에게서 1220여만원을 속여 뺏은 피의자를 붙잡았다.

인터넷사기는 수년간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경찰 통계에 따르면 2017년 9만2636건 발생했던 게 지난해는 11만2000건으로 20% 증가했다. 올해 들어서도 지난 7월 기준으로 이미 7만7911건을 넘어섰다. 이 추세라면 연말에는 13만건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에는 수법도 발전해 송금받은 거래대금을 비트코인으로 환전해 추적을 어렵게 하거나 해외에서 조직적으로 저지르는 사건이 늘고 있다.

범행이 늘고 있지만 관련 사건을 수사할 경찰 인력은 부족하다. 2017년 치안정책연구소가 연구한 바에 따르면 수사관 1인당 연간 104.2건이 적정하지만 현재는 1인당 277건을 처리하고 있다. 이 때문에 1건당 처리 기간도 길어져 2017년 65일이었던 게 지난해에는 71일까지 늘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