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여해 자유한국당 전 의원이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태의 주범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옥중 편지를 공개했다. 최씨는 A4용지 2장 분량의 편지를 통해 지난달 대법원 판결에 대한 억울함을 강하게 호소했다.
류 전 의원은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최순실(최서원)씨의 옥중편지입니다’라는 글을 올리고 편지 2장을 공개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이 무효임을 밝히기 위해서 첫 발을 딛었다”며 “열명의 범인을 놓쳐도 한명의 무고한 사람을 억울한 범죄자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최씨는 ‘대법원 선고를 듣고서’라는 제목의 편지를 통해 “역시나 예상된 것과 다름이 없다고 생각했다. 2015년 11월 초에 구속돼 지금까지 오면서 처음의 순간으로 되돌리는 선고”라며 “말 소유권을 인정한 건 정말 코미디 같은 결과”라고 적었다.
이어 “계약서와 모든 것이 삼성에 있음에도 소유권을 나에게 있다고 판결한 근거는 무엇인가”라며 “특검 강압으로 이뤄진 증언이 서류보다 앞선다면 법률에 의한 재판을 할 필요가 없다. 뇌물받은 것도 없는 박 대통령에게 뇌물을 씌우고 묵시적 청탁을 인정한 이번 선고는 지금 정치권 현실이라고 봐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렇다면 그들도 다 대상이다. 프리패스한 것을 왜 법을 잘 안다는 사람들이 덮으려고 하는가”라며 “우리 딸은 덴마크에서 6개월 감옥살이하면서 옥고를 치렀다. 만인은 법앞에 평등하다고 말하는 그 정의는 어디갔나”라고 지적했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의 입시를 둘러싼 여러 의혹을 지적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최씨는 앞서 딸 정유라씨를 이화여대에 부정입학시켰다는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최씨는 또 “이 정부는 박 대통령과 나를 묶어 역적을 만들고 그걸 두고두고 써먹기 위해 또 재판을 이용할 것”이라며 “나라를 위해 정의와 진실이 살아나고 숨죽이고 있는 애국심이 이 나라를 지켜나가길 바라고 싶다”고 강조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지난달 29일 최씨와 박근혜 전 대통령,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의 국정농단 상고심에서 모두 파기환송 결정을 내렸다.
다음은 최순실씨의 옥중편지 전문.
대법원 선고를 듣고서
대법원 선고를 들으면서 역시나 예상된 것과 다름이 없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처음 2015년 11월 초에 구속되어 지금까지 오면서 처음의 순간으로 되돌리는 선고였다.
말 소유권을 인정한 건 정말 코미디 같은 결과이다. 계약서와 모든 것이 삼성에 있음에도, 소유권을 나에게 있다고 판결한 근거는 무엇인가 묻고 싶다. 법원 스스로가 계약서와 외국에서 이뤄진 모든 서류를 무력화시키고 증인들의 말에 의해 판단을 한 것이다. 특검 강압에 의해 이뤄진 증인들의 말이 서류보다 앞선다면 법률에 의한 재판을 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뇌물을 받은 것도 없는 박 대통령에게 뇌물을 씌우고 묵시적 청탁을 인정한 이번 선고는 지금 정치권에서 이뤄지는 모든 것이 진행되는 행위이고 현실이라고 봐야한다. 그렇다면 그들도 다 대상이 되는 것이다. 서로 남녀가 교제를 하다가 고백도 안했는데 사랑한다는 걸 알고 결혼준비를 했다는 비상식적 논리이다.
프리패스한 것을 왜 법을 잘 안다는 사람들이 덮으려고 하는가? 우리 딸은 덴마크에서 6개월 감옥살이하면서 마약쟁이들과 섞여서 옥고를 치렀고 덴마크 대사관 직원에게 손자를 빼앗겨 버리게 할 수도 있다는 협박을 받으면서 두려움과 고통에 떨었는데 말이다.
만인은 법앞에 평등하다고 말하는 그 정의는 어디갔나. 그들에겐 그게 정의고 우리는 이 정부에서 하는 국세청과 검찰과 특검의 모든 것을 당하고만 살아야 하는지 묻고 싶다. 이 정부는 박 대통령과 나를 묶어 역적을 만들고 그걸 두고두고 써먹기 위해 또 재판을 이용할 것이다. 아마도 스스로 자폐증 정도에 걸려서 스스로 망가지는 걸 기다릴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나라를 위해 정의와 진실이 살아나고 숨죽이고 있는 애국심이 이 나라를 지켜나가길 바라고 싶다.
2019.9.2 최서원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