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3일 사직 경기다.
3-1로 앞선 삼성의 6회초 공격이다. 1사 상황에서 삼성 강민호(34)는 중전 안타를 뽑아냈다. 롯데 투수가 선발 브록 다익손(25)에서 김건국(31)으로 교체됐다.
이성규의 3루수 앞 땅볼로 강민호는 2루에 진출했다. 박계범의 볼넷으로 2사 1,2루 찬스를 맞았다. 타석에는 1회초 투런 홈런을 날린 맥 윌리엄슨이 들어섰다. 2점차 불안한 리드를 벌릴 수 있는 기회였다.
그런데 강민호는 유격수 신본기와 잡담을 나누는 모습이 TV 화면에 포착됐다. 김건국은 재빨리 2루수 강로한에게 송구했고, 강민호는 태그 아웃됐다.
그리고 6회말 롯데 민병헌(32)의 2루타에 이어 손아섭(31)의 투런 홈런이 나오면서 삼성 고졸 신인 원태인(19)의 승리가 날아갔다. 직접적인 연관성은 없었지만 분위기를 흐트려 놓은 것만은 확실하다.
강민호는 지난해 시즌을 앞두고 계약 기간 4년, 총액 80억원의 FA 계약을 맺고 삼성으로 이적했다. 그리고 올 시즌 주장 완장까지 찼다.
강민호는 올 시즌 타율 0.228로 최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득점권 타율도 0.215에 머물러 있다. 홈런 13개로 체면치레를 하고 있지만, 80억원 FA로서는 많이 부족하다.
KBO리그 규정을 보면 경기 중 선수단 행동 관련 지침이 있다. 5항을 보면 ‘경기 중 심판, 상대 선수 구단에게 친목적 태도 금지’가 있다.
말그대로 규정 위반인 셈이다. 제재 규정이 없다. 그런 탓에 KBO리그에선 강민호와 같은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특히 강민호의 경우 오랜 시간 롯데에 머물렀기 때문에 이해하고 넘어갈 수도 있다.
그러나 경기를 바라보는 팬들의 심정은 그렇지 않다. 진지함마저 사라진 80억원 FA 모습을 보면서 팬들은 경기장을 떠나고 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