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대 총장이 조국(54)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 조모(28)씨가 이 대학에서 표창장(봉사상)을 받은 것과 관련해 “준 적 없다”고 밝혔다. 조씨는 2015년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입학 당시 제출한 자기소개서에 동양대 총장 표창장 수상 내역을 기재한 바 있다.
최성해 동양대 총장은 “나는 (조씨가 받은 표창장을) 결재한 적도 없고, 준 적도 없다”고 4일 중앙일보에 말했다. 최 총장은 1994년부터 지금까지 동양대 총장으로 재직 중이다. 동양대는 조씨의 어머니인 정경심씨가 교양학부 교수로 근무하는 곳. 조씨가 어머니와 관련된 대학에서 이례적으로 총장상을 받아 논란에 휩싸였는데, 대학 측에서 상을 준 적도 없다고 밝힌 것이다.
검찰은 3일 오전 동양대 총무팀과 정 교수 연구실을 압수수색해 컴퓨터 하드디스크·내부 문서 등을 확보했다. 이 자료를 통해 정 교수가 조씨의 총장상 수여에 관여했는지 등을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검찰은 표창장이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발급되지 않은 정황을 이미 파악한 상태다. 동양대 측이 표창장을 발급한 적 없다고 검찰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동양대 관계자는 “검찰에서 조 후보자 딸이 우리 학교에서 받았다는 표창장을 들고 왔는데 상장 일련번호와 양식이 우리 것과 달랐다”며 “그래서 학교에 있는 상장 번호를 보여줬고, 검찰도 이를 확인해서 갔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날 조씨의 고교 시절 의학 논문 책임저자였던 단국대 장영표 교수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조씨는 고교 2학년이던 2007년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간 인턴을 한 뒤 2009년 3월 병리학 논문에 제1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이후 고교 2학년생이 영어로 작성된 의학 논문의 제1저자가 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대한의사협회도 기자회견을 열고 “조씨가 연구 과정에서 제1저자에 해당하는 기여를 했을 가능성은 전혀 없다”며 논문 자진 철회를 장 교수 측에 촉구했다.
이 과정에서 조 후보자와 장 교수의 ‘품앗이 인턴’ 논란도 불거졌다. 장 교수의 아들 장모(28)씨도 2009년 서울대 법대 법학연구소 산하 공익인권법센터에서 약 2주 동안 인턴십을 한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당시 조 후보자는 서울대 법대 교수로 재직 중이었고, 공익인권법센터 소속이었다.
조 후보자는 2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자신과 가족을 둘러싼 모든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특히 조씨의 의학 논문 제1저자 등재와 관련해 “해당 교수(장 교수)에게 저나 누구도 연락한 적이 없다”며 “교수님 인터뷰를 보니 저희 아이가 놀랍도록 열심히 했더라. 딸이 영어를 잘하는 편인데 실험 성과를 영어로 정리하는 데 큰 기여를 했다고 평가하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장 교수 아들이 서울대 법대에서 인턴을 한 것에 대해서도 “그 교수와 저는 전화번호도 모르고 연락도 안 했다”면서 “장 교수 아이의 이름도 얼굴도 모른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더 많은 진실이 수사과정에서 밝혀질 것”이라며 “진보와 개혁을 외쳐놓고 부의 불평등 문제에 앞장서지 못했던 점, 그 때문에 결과적으로 딸이 혜택을 입은 점 반성한다”고 말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