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히 기자 “‘한국 필요 없다’ 특집은 증오 선동”

입력 2019-09-04 09:07
일본 아사히신문 기자가 ‘한국 따위 필요 없다’는 특집기사로 물의를 빚은 일본 주간지를 맹비난하고 나섰다. 그는 잡지사의 특집 기사를 “증오 선동”이라며 “잡지를 회수하는 등 막대한 손실을 입어야 다신 같은 짓을 반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메지마 히로시 기자. 아베마TV 캡처

아사히신문 사메지마 히로시(鮫島浩)기자는 2일 자신의 트위터에 주간 포스트의 특집 기사를 거론하며 “‘한국은 필요 없다’는 단순한 오보가 아니라 증오 선동”이라고 규정했다.

대형 출판사 쇼가쿠칸이 펴내는 주간지 주간 포스트는 특집 기사에서 한국과의 단교를 의미하는 ‘단한’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혐한 보다는 단한”을, “보복 조치로 삼성의 스마트폰과 LG의 TV도 못 만들게 해야 한다”는 식의 내용을 내보냈다. 또 “한국인 10명 중 1명은 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분노 조절이 안 된다. 분노를 억누르지 못하는 한국인이라는 병”이라는 식의 차별적 표현도 다수 포함됐다.

논란이 커지자 주간 포스트는 “배려하지 못한 점이 있다”며 사과했다. 그러면서도 ‘다른 의견’도 받아들인다며 애매하게 말끝을 흐려 빈축을 샀다.

사메지마 기자는 “애매한 사과를 용서해선 안 된다”면서 “책임을 명확히 하기 위해 쇼가쿠칸은 주간지를 회수하고 편집장을 경질한 뒤 사과 광고를 게재하라. 막대한 손실을 입지 않는다면 그들은 또 같은 일을 반복할 것”이라고 적었다. 또 “쇼가쿠칸은 그동안 주간지 기사 중 증오 기사가 없었는지 검증하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사메지마 기자 트위터 캡처

사메지마 기자는 아베 정권의 일본을 ‘죽어가는 공동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그는 “일본은 다양성보다는 균질성을 선택했다. 이는 멸망의 길이다. 빈집은 800만 채에 이르고 노인 기저귀 판매량은 유아용을 넘었다. 그런데도 이민을 받아들일 생각은 하지 않는다”면서 “그런데도 ‘일본 대단해’가 넘쳐나니 한심하다”고 꼬집었다.

사메지마 기자는 2013년 일본 신문협회상을 수상했고 아사히신문 정치부 및 특별보도부 데스크를 역임했다. 현재 TV아사히와 아메바TV 등에 출연해 정치평론을 하고 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