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의 선택은 파격적이었다.
롯데는 지난 7월 사임한 이윤원 단장 후임으로 성민규(37) 단장을 선임했다.
롯데는 ‘활발한 출루에 기반한 도전적 공격야구’라는 팀컬러를 명확히 하고 이를 실현할 적임자로 메이저리그 출신 성 단장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성 단장은 대구상고를 졸업하고 미국 네브라스카대학에서 유학했다. 프로야구단 단장과 감독을 목표로 전문성을 다져 왔고, 26세에 미국 시카고컵스 마이너리그 정식코치를 시작으로 꾸준히 승진하는 등 메이저리그에서도 역량을 인정받았다고 롯데 측은 밝혔다.
2016년부터 최근까지 시키고 컵스 퍼시픽 림 스카우트 슈퍼바이저를 역임했다. 2012년부터 MBC SPORTS PLUS 메이저리그 해설을 하기도 했다.
성 단장은 보도자료를 통해 “적극적인 소통을 바탕으로 잠재력 있는 우수선수 스카우트(해외/트레이드/신인 등), 과학적 트레이닝, 맞춤형 선수육성 및 데이터기반의 선수단 운영 등에 집중할 것이며 직접 경험한 MLB운영 방식을 롯데 자이언츠에 맞춰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롯데는 성 단장이 중심이 돼서 감독 선임과 코칭스태프 및 선수단을 재정비하고 향후 3년내 우승권에 진입할 수 있는 팀혁신을 가속화하겠다고 밝혔다.
먼저 롯데 그룹 내부 인사가 단장으로 선임되지 않은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또한 롯데 출신 선후배들과의 관련성이 없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데이터 중심 야구, 메이저리그식 구단 운영, 맞춤형 선수 육성 등을 밝힌 점도 현 시점에선 올바른 방향으로 평가된다. 성 단장 선임을 보면서 영화 ‘머니볼’을 떠올리게 한다. ‘묻지마 공격’ ‘묻지마 육성’ 등 아무런 근거 없이 이뤄져왔던 롯데 시스템을 공격적으로 바꿀 수 있는 기회가 만들어졌다.
나이가 어리다는 점과 현장 경험이 부족하다는 점은 큰 걸림돌이 아니다. 오히려 성 단장 스스로가 기존 시스템에 짓눌려 위축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가장 고민스러운 대목은 롯데 그룹과의 관계다. 좁혀서는 현 사장과의 관계다. 상층부의 일방적인 지시에 따라가선 롯데의 시스템을 뜯어 고칠 수 없다. 외압에 흔들려선 안 된다.
데이터를 중심으로 한 야구단 구성이 필요하다. 선수단 구성에 있어 한 방 위주가 아닌 출루율을 중시하고, 투수에 있어 구속이 아닌 제구 위주 선발이 요구된다.
감독의 경우 이제는 롯데 출신이 아닌 인물의 과감한 중용도 고심해 볼 때가 됐다. 롯데팬들은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아니 개혁이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