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무역전쟁 장기화 조짐… 트럼프 “16개월 남아” 시진핑 “장기적 투쟁”

입력 2019-09-03 23:30

최근 상호 보복관세 조치를 취하며 무역 갈등을 이어가는 미·중 정상이 양보할 의사가 없다는 뜻을 내비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임기가 16개월이 남아있다며 그간 중국이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장기적 투쟁’을 촉구하며 장기전을 암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중국은 새 정권을 상대하길 기대할 거라 확신하지만 16개월은 긴 시간”이라며 “그동안 중국의 기업과 일자리에 출혈이 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이 2020년 미국 대선에서 정권이 바뀔 것을 기대하고 무역갈등에 강경한 자세를 취하고 있지만 여전히 트럼프 행정부에게는 16개월이라는 시간이 남아있어 중국에 불리하다는 경고를 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재선을 거론하며 중국에는 더 불리해질 수 있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그는 “내가 (선거에서) 이겼을 때 중국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생각해 보라”며 “협상은 더욱 어려워진다! 반면 그동안 중국의 공급체인은 무너지고 사업과 일자리, 돈은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시 주석은 공산당 간부 교육생들에게 미·중 무역분쟁을 비롯해 홍콩시위, 양안갈등 등을 다양하고 집중적인 ‘위협’으로 표현하며 장기적인 투쟁을 준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고 신화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시 주석은 이날 중앙당교의 간부 교육생들에게 “중국의 발전은 다양한 위험과 도전이 함께 부상하는 시기에 들어서고 있다”며 “우리가 맞이한 각종 투쟁은 단기가 아니라 장기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제와 국방, 정치, 외교, 홍콩, 대만 문제 등을 꼽았다.

특히 중국은 최근 미국과의 무역전쟁으로 경제 둔화에 직면하는 등 여러 문제에 직면했다. 이와 관련해 권력 장악력 약화를 우려한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굴복하지 않고 무역합의를 내년 대선까지 끌며 장기전을 하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도 이런 맥락에서 나온 것이다.

시 주석은 또 당 간부들에게는 “지휘관인 동시에 전투병이 돼야 하고 강인한 투쟁의지, 뛰어난 투쟁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당부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