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리학회 이사장 “고교생 쓸 수 있는 논문? 지금 써 보라 하자”

입력 2019-09-03 17:29 수정 2019-09-04 13:06

대한병리학회가 5일 정기이사회를 열고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딸이 제1저자로 등재된 의학논문의 처리방안을 논의한다. 논문 작성과 등재 과정에서 절차적·윤리적 위반이 있는지가 핵심이다.

장세진 대한병리학회 이사장은 이사회를 앞둔 3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고등학생이 이해하고 쓸 수 있는 논문이 아니다”며 “영어를 잘하면 된다는 말은 어림없는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장 이사장은 “논문을 영어로 투고할 땐 처음부터 영어로 작성해야 한다”며 “한글로 먼저 쓰고 번역하는 일은 절대 없다”고 말했다. 조 후보자 딸의 영어실력이 아무리 뛰어나도 문과 학생이 짧은 시간에 의학논문을 직접 작성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는 “그렇게 간단하다면 지금 한 번 써 보라고 하자”고 제안했다.

조 후보자의 딸이 고교 2학년 때 실험에 참여한 논문 제목은 ‘주산기 저산소성 허혈성 뇌병증에서 eNOS 유전자 다형성’이다. 대한의사협회는 이 논문이 논란이 되자 한글로 전문을 번역해 공개했다.

장 이사장은 “의사협회가 올린 한글 전문을 보면 고교생이 단어 하나라도 스스로 쓸 수 있는지 국민들도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일반 고등학생도 반나절이면 실험 내용을 이해할 수 있다는 게시물을 조 후보자가 페이스북에 공유한 점에 대해선 “사실 관계를 자꾸 왜곡하는 것은 좋지 않다”며 “이런 주장에 학회가 대응하면 논점이 흐려지기 때문에 대응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사회적으로 복잡한 사안이니 (장영표 단국대 의대 교수도) 소명을 해야할 것”이라며 “결론이 어떻게 나든지 학회 내부에서 결정하고 처리할 예정”이라고 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