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벌어진 5G 점유율…40% 돌파한 SKT, 독주 굳히나

입력 2019-09-03 17:24

5G 가입자가 매달 50만명 이상 증가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는 가운데, SK텔레콤이 5G 가입자 점유율 40%를 넘기며 KT, LG유플러스와의 격차를 벌려 나가고 있다. 5G 초기 시장에서 이동통신 3사가 출혈 경쟁을 벌이며 ‘4:3:3’ 구도가 형성되는 듯 보였지만, 마케팅 비용 증가 등의 이유로 시장이 점차 안정되면서 다시 ‘5:3:2’ 구도에 가까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3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7월 말 기준 5G 가입자 수는 191만1705명으로 집계됐다. 6월 133만6865명에 비해 57만4840명 늘어난 수치다. ‘업계 1위’인 SK텔레콤이 79만1241명으로 점유율 41.38%를 기록하며 선두를 지켰다. 전달보다 가입자가 26만명 늘어나 점유율도 1.7%포인트 상승했다.

2위인 KT는 59만6612명으로 6월(31.2%)과 비슷한 31.4%를 차지했다. LG유플러스는 52만3852명으로 4월 26%, 5월 27%, 6월 29%로 점유율 증가 추세를 보이다 7월 27.4%로 떨어졌다.

이는 마케팅 자금력의 격차 때문이라는 것이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5G 초기 시장에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이던 LG유플러스는 시간이 지날수록 마케팅 비용 부담을 느끼면서 시장 동결에 나서기도 했다. 지난 7월 SK텔레콤과 KT가 불법 보조금을 지급했다는 이유로 방송통신위원회에 신고한 것이 대표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불법 보조금 경쟁이 완화되고 시장이 안정화되면서 자연스럽게 기존 시장 점유율을 찾아가게 된 것”이라며 “갤럭시 노트10 출시 이후 결과가 반영된 8월 통계가 나오면 5:3:2 비율은 더욱 고착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는 갤럭시 노트10이 출시된 지난달에는 5G 가입자가 85만명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서로 고객을 데려오려는 ‘출혈경쟁’이 줄어들면서 번호이동보다는 기기변경 수요가 늘어난 것도 SK텔레콤에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기기변경을 통한 가입자가 5G 전체 가입자 비중의 8~90%를 차지할 정도로 많아졌고, 롱텀에볼루션(LTE)을 사용하던 SK텔레콤 사용자가 5G로 그대로 유입되면서 가입자가 증가한 것이란 설명이다.

이통 3사는 당분간 시장에서 ‘무리하지 말자’는 기조지만, 이달 삼성전자의 보급형 5G 스마트폰인 갤럭시 A90과 LG전자 ‘V50 씽큐’의 후속 모델인 ‘V50S’ 출시되면 시장이 다시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편 신규 스마트폰 모델이 시장에 연이어 등장하면서 5G 가입자 증가세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이 추세가 지속되면 연내 5G 가입자 500만명 달성도 무리가 아니라는 것이 업계 관측이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