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말고 컵홀더… 방탄 컵홀더 이벤트 후 홍대 커피점 모습

입력 2019-09-04 00:30
1일 이디야 홍익대학교점 주변으로 수많은 음료들이 버려져 있다. 누리꾼 제공

서울 홍대의 한 커피전문점 바깥에 먹다 만 음료들이 든 1회용 컵 수십 개가 버려져 있는 모습이 지난 1일 포착됐다.

해당 커피전문점은 이날 방탄소년단(BTS) 멤버 정국의 생일을 맞아 정국의 얼굴이 인쇄된 컵홀더를 제공하는 이벤트를 벌였고, 일부 팬들이 여러 잔의 음료를 구입한 후 컵홀더만 챙기고 음료는 버리고 떠난 것이다.

자신을 방탄소년단 팬이라고 밝힌 한 시민이 이 모습을 찍어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올리고 “아미 얼굴에 먹칠하지 마세요”라고 지적했다.

사진을 보면 1회용 컵들이 매장 유리벽을 빙 두른 채 바닥에 놓여져 있다. 상당수 컵에는 음료가 절반 이상 남아있다. 그러나 컵홀더가 남아있는 경우는 거의 없다. 커피전문점 로고가 찍힌 컵홀더가 몇 개 보일 뿐이다.

1일 한 누리꾼이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올린 게시물. 누리꾼 제공

사진을 올린 시민은 3일 국민일보에 “컵홀더를 받으려고 한 사람이 여러 개의 음료를 구매하다보니 모두 마시기 어려워 이렇게 버린 것 같다”며 “심지어 내가 사진을 촬영하는 중에도 음료를 그대로 버리고 가는 외국인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컵홀더 이벤트를 벌인 다른 카페에서도 유사한 일이 있었던 것 같다”며 “손님들이 음료를 제대로 마시지도 않고 컵홀더만 챙긴 채 거리에 음료컵을 버리는 걸 목격했다”고 전했다.

그는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린 이유에 대해 “나도 BTS 팬이다. 컵홀더를 구하기 위해 해당 커피전문점을 방문했다가 사태가 너무 심각해 보여 사진을 찍었다”며 “팬으로서 좋아하는 연예인의 얼굴이 담긴 컵홀더를 구하기 위해 애쓰는 건 이해한다. 하지만 컵홀더 챙기자고 구매한 음료를 마구 버리는 행위는 옳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누리꾼이 찍은 사진 속 커피전문점 직원도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BTS 컵홀더 이벤트 덕에 재료가 없어서 음료를 못 팔만큼 손님들이 몰려들었다”며 “하지만 대부분의 구매자가 컵홀더만 가져가고 음료는 마시지 않고 버렸다. 매장 밖에만 버린 게 아니라 매장 안에 버린 경우도 많아서 컵들이 엉망으로 쌓여 있었다”고 얘기했다.

김영철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