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방송은 “허리케인 도리안이 미국을 위협하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골프를 치러 갔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버지니아주 스털링에 있는 트럼프 내셔널 골프 클럽에서 골프를 즐겼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이후 자신 소유 골프장에서 시간을 보낸 것은 227번째이며 리조트 등 자신의 소유지를 찾은 것은 289번째라고 전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스테퍼니 그리셤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골프장 안에서도 도리안 상황에 대해 매시간 보고를 받았다”고 해명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제2차 세계대전 개전 80주년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지난 주말 폴란드를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도리안 피해를 우려해 일정을 전격 취소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에도 버지니아주 북부에 위치한 자신 소유 골프장에서 여배우 데브라 메싱이 포함된 일행과 골프를 쳐 비난을 자초했다. 그런데도 2일 또 골프장에 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전방위 폭풍 비난 트윗’도 입방아에 올랐다. 그는 트위터 글을 통해 언론을 비판했고 자신과 불편한 관계인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 민주당의 유색 여성 초선 하원의원 4인방에도 악담을 퍼부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노동절을 의식한 듯 미 최대 노동단체인 미국 노동총연맹·산업별조합회의(AFL-CIO) 리처드 트럼카 위원장도 표적으로 삼았다.
CNN은 “도리안의 위협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은 딴 데 쏠려 있는 것 같았다”고 비꼬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트에 올린 글에서 “우리의 진짜 적은 민주당이나 점점 줄어들고 있는 공화당원 숫자가 아니라 가짜뉴스 미디어”라고 비판했다. 이어 “쓸모없는 미디어가 완전히 미쳤다”면서 “그들은 가짜를 넘어 이제 타락했다”고 험담했다. 워싱턴포스트가 트럼프 대통령의 인종차별적 발언을 비판하는 기사를 게재하자 언론에 대한 불만을 또다시 쏟아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럼카 위원장을 겨냥해선 “노조가 그렇게 많이 약해지고 있는 것은 놀랄 일이 아니다”라며 “노동자들은 2020년에 내게 투표할 것이고, 그럴 만한 가치가 없는 엄청난 회비를 (노조에) 내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글도 트럼카 위원장이 폭스뉴스에 출연해 그의 무역정책을 비판한 데 대한 앙갚음으로 분석된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