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통’ 이낙연 국무총리가 한·일 갈등 해소의 돌파구 마련을 위해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 총리를 비공개로 만난 가와무라 다케오 일·한 의원연맹 간사장은 우리 측이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와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안보상 수출심사 우대 국가)에서 제외한 조치를 함께 묶어 복원하자는 제안을 했다고 밝혔다.
3일 TBS·TV아사히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가와무라 간사장은 지난 2일 이낙연 국무총리를 비공개로 만나 양국 간 현안을 논의했다. 가와무라 간사장과 이 총리는 서울 시내 모처에서 만나 강제징용 배상 판결 문제, 일본의 수출규제 강화, 지소미아 종료 등 한·일 간 각종 현안을 놓고 의견을 나눴다. 2시간 정도 진행된 이번 만남은 일본 측 제안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가와무라 간사장은 이날 일본 언론에 이 총리가 지소미아 종료와 화이트리스트 한국 제외를 세트로 함께 원래대로 되돌리는 것을 제안했다고 전했다.
가와무라 의원은 일본 언론에 이 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문제의) 시작은 옛 징용공(일제 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 문제이기 때문에 (해결책을) 검토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에 이 총리는 “내부적으로 협의가 시작됐다”며 “지소미아가 만료되는 11월 전엔 해결책을 찾아냈으면 한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한다.
앞서 이 총리는 지난달 27일 고위 당정청 회의에서 “일본의 부당한 조치를 원상회복하고 우리는 지소미아 종료를 재검토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일본이 수출규제 조치를 철회할 경우 지소미아를 일본과 다시 맺을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됐다.
한·일은 2016년 11월 23일 지소미아를 맺었고, 우리 측이 지난달 말 종료 의사를 표해 올해 11월 23일 종료된다. 하지만 양국이 다시 합의만 한다면 한·일 지소미아 종료 철회나 재체결이 불가능한 것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월부터 본격화된 한·일 갈등이 장기화 국면에 들어서자 ‘일본통’인 이 총리가 발 벗고 나선 것으로 보인다.
동아일보 도쿄 특파원 출신인 이 총리는 의원 시절 한·일의원연맹에서 활동하는 등 폭넓은 인맥으로 한·일 관계에 정통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