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을 겪고 있는 이마트가 해외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몽골에 대형 점포를 열고 베트남에는 2021년까지 46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오프라인 점포의 부진과 내수 시장 성장의 한계를 해외 투자를 통해 극복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마트는 오는 6일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 항올구에 ‘이마트 몽골 3호점’을 연다고 3일 밝혔다. 항올구는 인구 18만명 가량의 고소득층 주거지가 인접한 신규개발지역이다. 이마트 몽골 3호점은 지하 1층, 지상 3층의 1만3550㎡(약 4100평)의 대규모 점포로 울란바토르 항올구의 아파트 밀집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한국 이마트 파주운정점 정도의 규모로 현지 대형마트나 하이퍼 슈퍼마켓 가운데 가장 크다.
이마트 몽골의 매출 실적은 2017년 530억원으로 전년 대비 153% 성장했고, 지난해는 720억원으로 37%의 신장률을 보였다. 3호점 오픈이 이마트 몽골 성장세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 몽골 3호점은 3만5000여개의 상품을 갖췄다. 30%가량이 한국 상품이고 이 가운데 60% 정도는 중소기업 상품으로 구성됐다. 가전제품 구성을 강화했고, 노브랜드·센텐스·데이즈·러빙홈 등 이마트 자체 브랜드(PB) 매장과 상품을 중점 운영하기로 했다. 뚜레쥬르, 버거킹 등 외식 프랜차이즈와 푸드코트, 한식·중식 전문 레스토랑도 들어선다. 영유아 가구 소비자들을 겨냥해 1487㎡ 규모의 어린이 놀이 공간도 만들었다. ‘메이드 인 몽골리아’ 코너도 만들어 몽골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주호 이마트 해외사업담당은 “이마트는 몽골에서 차별화된 상품과 쾌적한 쇼핑환경으로 현지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며 “그 동안 몽골사업 노하우를 담아 오픈한 3호점을 통해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는 한편 국내 중소기업의 판로 확대에도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이마트는 베트남 투자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지난달 공시한 이마트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이마트는 올 하반기부터 2021년까지 4600억원을 베트남에 투자하기로 했다. 중국을 제외하고 해외 시장 개척에 적극적으로 투자하지 않았던 이마트가 이제는 해외 시장을 돌파구로 삼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마트는 현재 베트남 호치민에 고법점 한 곳을 운영하고 있다. 2015년 문을 연 이마트 베트남 고법점은 매출 12억원에서 시작해 올 상반기 360억원으로 뛰는 등 급성장하고 있다. 이마트 베트남 호법점은 단일 점포 기준으로 호치민에서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이마트는 이르면 내년 베트남 호치민에 2호점을 열고, 중장기적으로 5~6개 매장을 더 열 계획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바탕으로 베트남과 몽골 사업에 추가 출점을 하고 상품 수출을 확대해나갈 예정”이라며 “새로운 시장 개척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이마트가 해외 진출에 미적지근했던 것만은 아니다. 1997년 중국에 진출해 해외 사업 확장을 노렸으나 현지화에 실패하면서 수익성 악화에 시달렸다. 여기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까지 겹치면서 2017년 중국 시장에서 완전히 철수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국내 시장을 꽉 잡고 있던 이마트는 해외 시장 개척의 필요성을 그다지 느끼지 못했을지도 모른다”며 “하지만 내수 부진이 쉽게 극복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해외 시장을 돌파구로 삼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