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30~40대 여성고용률이 주요 선진국 중 최하위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남녀 간 임금격차는 가장 높은 수준으로 조사됐다.
국회 입법조사처가 3일 발간한 ‘경력단절여성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30~40대 여성고용률은 65.1%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3개국 중 가장 낮았다. 스웨덴이 90.4%로 가장 높았고 핀란드(85.2%)와 프랑스(84.3%), 노르웨이(84.1%), 덴마크(84.0%), 캐나다(83.4%), 독일(83.1%) 등의 순이었다. 미국과 일본이 각각 75.3%, 77.7%를 기록하며 여성고용률이 비교적 낮은 그룹에 속했지만 그래도 한국보다 10%포인트 이상 높았다.
만 0~14세 자녀를 둔 여성의 고용률은 2016년 기준 55.2%로 OECD 평균인 66.2%를 크게 밑돌았다. 한국은 OECD 31개국 중 27위를 차지했는데, 우리보다 낮은 국가는 칠레, 그리스, 멕시코, 터키뿐이다.
반면 성별 임금격차는 가장 크게 벌어졌다. 2016년 한국의 성별 임금격차는 36.7%로 OECD 34개국 중 최고치를 보였다. OECD 평균인 13.5%의 3배 정도다.
입법조사처는 “여성 일자리 중 시간제 일자리가 많은 경우 성별 임금격차가 크게 나타나는 양상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여성의 시간제 일자리 비율이 높은 국가로 분류된 일본(38.4%)은 임금격차가 24.6%에 달했고 시간제 일자리 비중이 낮은 스웨덴(17.4%)의 임금격차는 13.4%에 불과했다.
우리나라 여성 고용은 35~39세에서 60.7%까지 하락했다가 40~44세에서 64.1%, 45~49세에서 70.2%로 상승하는 이른바 ‘M자’ 형태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30~40대 경력 단절이 일어날 경우 ‘M자’ 형태가 나타나게 된다. 반면 핀란드나 스웨덴, 노르웨이와 같은 서구 복지국가는 30~40대 여성고용률이 오히려 상승하는 경향을 보였다. 독일, 네덜란드의 경우 각종 여성 고용정책을 도입하며 30~40대의 고용률이 높게 나타나는 ‘∩자’ 형태였다.
입법조사처는 “전반적으로 여성고용이 증가했지만 OECD 하위 수준인 여성 고용률과 M자형 취업곡선이 유지되고 있다”며 “일·가정 양립정책을 확대하고 30대~40대 초반에 초점을 맞춘 일자리 정책 등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양한 시간제 일자리를 확대함과 동시에 시간제와 전일제간의 차별을 해소하고, 출산여성에 대한 불이익과 같은 문제점을 포괄한 여성 경제활동 참여 지원 대책이 수립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영선 기자 ys8584@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