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이 정종선 전 축구부 감독의 횡령 및 학부모 성폭행 의혹이 불거진 언남고에 대해 체육특기학교 지정 취소 결정을 내렸다.
교육청은 “2008, 2016, 2018년 세 차례 교육청 감사에서 언남고 축구부 감독의 금품수수, 후원회 학부모의 임의 회비 각출, 학생선수 기숙사 설치·운영 및 목적사업비 집행·관리 부적정 등 지적사항들이 드러났다”고 3일 밝혔다. 이어 “학교의 자구 노력에도 불구하고 개선되지 않아 체육특기학교의 교육적 기능을 상실했다고 판단, 언남고의 체육특기학교 지정을 9월 2일자로 취소했다”고 덧붙였다.
이로써 언남고는 2020학년도 고등학교 입학전형에서 체육특기자를 배정받을 수 없고, 향후 체육특기자의 전입도 제한을 받게 됐다. 이밖에 동·하계 특별훈련비 지원 제외, 전임코치 배정 제외, 전지훈련 제한 등 각종 행정적 제재를 받는다.
다만 교육청은 현재 언남고에 재학 중인 학생선수에게 피해가 없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교육청 측은 “현재 1학년이 졸업하는 2021년까지 학교운동부를 운영할 수 있도록 공석인 수석코치의 조기선발 등 축구부 운영에 대한 학교운영위원회 논의가 신속히 이뤄지도록 지도하겠다”며 “교육청은 학교운동부 운영에 대한 컨설팅 등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교육청은 현재 언남고에 재학 중인 학생선수가 다른 학교로 체육특기자 전출을 희망할 경우 운동중단 없이 학생선수 활동을 계속할 수 있도록 전출을 허락할 예정이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공부하는 학생선수를 키우는 교육적 본질을 벗어날 경우 적극적인 행정조치를 통해 학교운동부가 혁신미래교육의 동반자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교육청은 정 전 감독이 축구부 운영비 등을 횡령한 정황이 드러나자 지난 4월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지난달 9일에는 학부모 성폭행 의혹이 더해져 정 전 감독을 대기발령 조치했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전날 업무상 횡령·강제추행·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로 정 전 감독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