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리 람 “기회가 되면 사퇴하고 싶다… 송환법 추진 후회”

입력 2019-09-03 10:26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정부청사에서 열린 기자회견 중 잠시 숨을 고르고 있다. 뉴시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몇 달에 걸친 반정부 시위를 촉발시켜 “용서받을 수 없는” (홍콩의) 황폐화를 가져왔다면서 기회가 있다면 사퇴하겠다고 말한 녹음 기록이 공개됐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입수해 보도한 녹음 기록에 따르면, 람 장관은 지난주 비공개 회의에서 일단의 홍콩 기업인들에게 시위를 일으킨 계기가 됐던 송환법을 추진한 것을 크게 후회한다고 말했다. 또 송환법 추진은 자신이 스스로 내린 결정이라고 했다.

이어 람 장관은 영어로 “선택할 수 있다면 가장 먼저 사퇴할 것이다. 그리고 진심어린 사과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24분 간의 녹음 기록에 따르면 람 장관은 “중앙정부의 강요나 지시에 따라 송환법을 추진한 것은 아니다”라고 얘기했다. 그러나 “홍콩의 여건에 비춰볼 때 매우 현명하지 못한 결정이었다. 중국에 대한 홍콩인들의 공포와 불안을 충분히 파악하지 못했다”라고 후회했다.

람 장관은 또 중국 당국이 시위 진압을 위해 군대를 동원하지는 않을 것으로 관측했다. “그들(중국)은 (군을 보낼 경우) 자신들이 치러야 할 대가가 막대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또 홍콩의 국제적 지위가 손상되는 것도 걱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람 장관은 긴장을 해소하기 위한 정치적 해결책을 제시할 수 없는 것이 가장 슬프다는 말도 했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