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따위 필요 없다’고 한 일본 주간지의 애매한 사과

입력 2019-09-03 08:00 수정 2019-09-03 10:17
연합뉴스

‘한국 따위는 필요 없다’는 제목으로 혐한 내용의 특집 기사를 냈던 주간지가 작가들의 비판이 쇄도하자 애매한 사과를 내놨다.

출판사 쇼가쿠칸이 펴내는 주간지 ‘주간 포스트’는 2일자에 ‘한국 따위 필요 없다’는 제목의 특집 기사를 실었다. 기사엔 “혐한이 아닌 단한(한국과의 인연을 끊는다는 의미)이다” “귀찮은 이웃에 안녕” “삼성의 스마트폰과 LG의 TV도 못 만들게 된다” 등 한국을 원색적으로 비난한 표현이 담겼다.

그뿐만 아니라 기사엔 “한국인 10명 중 1명은 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분노조절이 안 된다” “분노를 억누르지 못하는 한국이라는 병”이라는 내용도 쓰여있다.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파기로 서울이 김정은에게 점령당하는 악몽” “한국의 도쿄올림픽 보이콧으로 일본의 메달 수가 두 자릿수 증가한다” 등의 표현도 포함됐다.

이처럼 노골적인 혐한 표현을 담은 내용이 게재되자 작가들을 중심으로 비판이 쏟아졌다. 후카자와 우시오 작가는 SNS에 “차별선동을 간과할 수 없다”며 잡지 연재 중단을 선언했다. 우치다 다쓰루씨도 “쇼가쿠간의 일은 하지 않겠다”고 했다. 재일동포인 유미리 작가는 “인종차별과 증오를 부채질하는 헤이트 스피치(특정 집단에 대한 공개적 차별·혐오 발언)”라고 비판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주간 포스트는 사죄했지만 애매한 행태를 보이기도 했다. “많은 의견과 비판을 받았다”고 한 주간 포스트는 “사죄하면서 다른 의견도 합해 진지하게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이는 사죄의 뜻을 표하는 동시에 잡지의 내용에 호평한 ‘다른 의견’도 있다는 뉘앙스를 풍긴 것으로 보인다.

1969년 창간된 주간 포스트는 올해 1~3월 인쇄 부수만 34만7000부(일본잡지협회 기준)로 일반 주간지로 분류된 잡지 중 4번째로 판매 부수가 많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