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장동민이 한 예능프로그램에서 미성년인 여성 출연자에게 “전화번호를 달라”고 발언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이를 방송에 그대로 내보낸 프로그램 제작진을 향한 비난도 거세다.
장동민은 1일 방송된 tvN ‘플레이어’에서 힙합 오디션 프로그램 ‘쇼미더머니’를 패러디했다. 경연 심사위원으로 변신한 그는 18세 래퍼인 하선호의 무대를 본 뒤 합격자만 받을 수 있는 목걸이를 들며 “원해요?”라고 물었다.
하선호는 “(목걸이) 주세요”라고 답했고, 장동민은 “저도 전화번호 원해요”라고 말했다. 하선호가 “저 18살인데”라며 거절 의사를 표하자 장동민은 “탈락”이라고 말한 뒤 그를 경연에서 떨어뜨렸다. 하선호는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해 세미파이널 전까지 가는 등 실력을 인정받은 래퍼다.
제작진은 이 장면에 ‘하선호, 번호 안 줘서 탈락’이라는 자막을 내보냈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게시한 방송 편집 영상에는 ‘하선호에게 번호 요청? 장동민 철컹철컹 MC 등극’이라는 제목을 달았다. ‘비난 폭주’ ‘쓰레기’라는 자막을 사용하기도 했다.
시청자들은 논란의 여지가 있는 장면을 유머로 소비한 프로그램 측에 항의하고 있다. 플레이어 시청자 게시판에는 장동민의 하차와 제작진의 사과를 요구하는 글이 수백여개 게시됐다. 특히 범죄 용의자가 경찰에 검거되는 것을 묘사한 단어인 ‘철컹철컹’을 자막으로 사용한 것은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많았다.
하선호의 이름은 3일 오전까지도 포털사이트 ‘네이버’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의 상위권에 오르내리고 있다. 하선호는 2002년생으로, 올해 나이 18살이다. 지난 4월 종영한 Mnet 오디션 프로그램 ‘고등래퍼3’에 출연한 바 있다. 그는 현재 서울외고 일본어과에 재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