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티스 전 美국방 ‘뼈있는 트럼프 디스’…“특이한 대통령”

입력 2019-09-02 18:22 수정 2019-09-02 18:28

시리아 철군 문제를 둘러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갈등으로 국방부장관에서 물러난 제임스 매티스 전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뼈있는 평가를 내놨다. 그는 오는 3일 회고록 출간을 앞두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첫 국방 수장인 매티스 전 장관은 1일(현지시간) 미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현직 대통령에 대해 나쁘게 말하고 싶지 않다”면서도 “특이한 대통령”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오늘날 정치의 과격한 속성으로 볼 때 우리는 조심해야 한다. 이 나라를 갈가리 찢어놓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그의 편가르기식 언사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매티스 전 장관은 앞서 지난해 12월 트럼프 대통령의 시리아 주둔 미군 철수 발표 다음 날 전격 사임 의사를 밝혔다. 그는 이날 인터뷰에서 자신의 사임 발표가 전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시리아 철군 결정 때문이었음을 공개 시인했다.

매티스 전 장관은 “시리아 철군 결정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우리가 이라크에서 철수했을 때 일어났던 일과 같은 상황을 보지 않도록 충분한 영향력을 유지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CBS 방송은 “매티스 전 장관은 갑작스런 철군이 IS(이슬람국가·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에 대한 작전을 약화화고, 미국과 함께 싸우는 동맹국들을 배신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동맹국과의 신뢰를 중시하는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직후 비용이 많이 든다는 이유로 주한미군 철수를 저울질하자 이를 막은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는 매티스 전 장관이 곧 출간될 회고록에서 “동맹이 있는 국가는 번영하지만 그렇지 않은 국가는 쇠퇴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작심 비판했다고 보도했다. 전통적 우방과의 동맹 관계를 고려하지 않고 자국 이익 중심으로만 움직이는 트럼트 대통령과 이견이 있었음을 인정한 셈이다. 그는 사임 의사를 밝힌 공개 편지에서도 “전통적 동맹국과의 관계를 중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