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 성우 이완호씨가 2일 별세했다. 향년 81세.
한국성우협회는 이씨가 암 투병을 하던 중 이날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고인은 1963년 DBS 1기로 입사했다. 언론 통폐합 과정에서 DBS가 KBS와 합쳐지면서 KBS 6기로 대우받았다.
그는 KBS 1TV 대표 다큐멘터리 ‘동물의 왕국’ 내레이션을 맡은 걸로 유명하다. 매회 등장한 “(동물들이) 짝짓기를 하고 있습니다” “많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등의 유명 대사 역시 그의 전매특허로 꼽혔다.
또 애니메이션 ‘지구용사 썬가드’ ‘원피스’ 더빙을 맡아 대중과 친숙해졌다. ‘닥터후’ ‘드라큘라’ ‘벤허’ ‘양들의 침묵’ ‘스타워즈’ 등 유명 외화 더빙에도 참여했다. 뿐만 아니라 교양 프로그램 내레이션, 라디오 드라마, TV 광고 등에서도 활약했다.
이씨는 1970년대 동아일보 광고탄압사건 당시 해직된 동아방송 직원들이 결성한 동아자유언론실천투쟁위원회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방송 제작을 거부하고 빈대떡 장사를 한 일화도 잘 알려져 있다.
빈소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201호에 차려졌으며 발인은 오는 4일이다. 유족으로는 영화 ‘미쓰 홍당무’ ‘비밀은 없다’ 등을 연출한 딸 이경미 영화감독이 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