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다음주 개각, 30대 고이즈미 의원 입각 여부에 관심

입력 2019-09-02 16:52
아베 신조(왼쪽) 총리와 '포스트 아베'의 선두주자로 꼽히는 고이즈미 신지로 자민당 의원. 뉴시스

아베 신조(安倍晋三·65) 일본 총리가 9월 중순 개각 단행 방침을 밝히면서 인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최근 차기 총리 선호도 1위에 오르며 ‘포스트 아베’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한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郞·38) 자민당 중의원의 입각 여부가 초점으로 떠올랐다.

NHK 등 일본 언론은 2일 아베 총리가 당정회의에서 내주 개각 및 자민당 수뇌부 인사 방침을 표명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아사히 신문은 개각이 오는 10~12일로 발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개각은 젊은 인재 등용과 여성 인사 기용 등에 초점이 맞춰졌다는 것이 일본 언론의 한결같은 분석이다.

특히 아베 총리가 2012년 12월 재집권한 후 아소 다로(78) 부총리 겸 재무상 재무상과 스가 요시히데(70) 관방장관이 계속 자리를 지키는 가운데 내각의 고령화에 따른 ‘젊은 피’ 수혈론이 힘을 얻고 있다. 아베 총리도 최근 기자회견에서 “새로운 인재들이 돌파력을 발휘하도록 하겠다”며 젊은 정치인의 기용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30대인 고이즈미 의원이 장관에 기용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아베 총리의 측근인 스가 관방장관도 최근 인터뷰에서 고이즈미 의원의 입각에 찬성을 표시하기도 했다.

고이즈미 의원은 젊지만 2009년 정계 입문 입후 총선에서 4회 연속 당선된 4선 의원이다. 최근 스타 아나운서 다키가와 크리스텔과의 결혼을 발표해 국민적인 관심을 모았다. 무엇보다 그는 차기 총리 선호도에서 1위를 달릴 정도로 인기가 높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30일부터 사흘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고이즈미 의원이 29%를 얻어 18%의 아베 총리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고 전했다. 아베 총리가 18%로 2위에 랭크됐고, 그동안 아베 총리의 대항마로 꼽혀 왔던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이 13%로 3위에 그쳤다. 고이즈미 의원은 지난 8월 31일 요미우리신문이 발표한 정치인 선호도 조사에서도 아베 총리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한편 한·일 갈등이 격화하면서 일본 국민들 사이에서 대한(對韓) 강경론이 점차 확산하고 있으며 아베 내각의 지지율도 높아진 것으로 드러났다. 니혼게이자이신문 여론조사 결과 일본 정부의 한국 수출 규제를 강화한 조치를 지지한다는 응답은 67%로, 7월 26∼28일 조사 때 비슷한 질문에 대한 답변보다 9% 포인트 증가했다. 지지하지 않는다는 19%로 한 달 전 조사 결과(20%)보다 약간 감소했다.

아베 신조 내각 지지층의 78%, 지지하지 않는 계층의 60%가 수출 규제 강화에 찬성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찬성 의견을 연령별로 나누면 60세 이상이 71%였고 40∼50세가 70%, 39세 이하는 62%였다. 일본 정부가 어떤 자세로 한국과의 관계에 임해야 하느냐는 물음에는 ‘양보할 정도라면 관계 개선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답변이 67%로 ‘관계 개선을 위해 일본이 양보할 수밖에 없다’는 응답(21%)의 3배를 웃돌았다.

한국에 대한 강경 여론이 한층 뚜렷해진 가운데 아베 내각의 지지율 역시 크게 상승했다. 이번 조사에서 아베 내각 지지율은 58%를 기록해 앞선 조사 때보다 6% 포인트 높았다. 특히 남성 응답자의 지지율이 57%에서 66%로 확연하게 늘었고 여성은 47%로 앞선 조사 때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아베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33%로 한달여 사이에 5% 포인트 하락했다. 헌법 개정을 위해 국회가 구체적인 논의를 해야 한다는 의견은 77%로 논의할 필요가 없다는 답변(16%)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