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간 폭스가 장사리에?… 할리우드 스타들의 韓영화 나들이

입력 2019-09-02 17:05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의 메간 폭스

영화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을 기대케 하는 요소는 한둘이 아니다. 705만 관객 동원작 ‘인천상륙작전’(2016)의 제작사가 만든 후속편 격의 작품이고, ‘친구’(2001) ‘극비수사’(2015) 등을 연출한 곽경택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연기파 배우 김명민이 주연으로 나섰다.

더욱 화제를 모은 건 할리우드 배우 메간 폭스의 출연 소식이었다. 6·25전쟁 당시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시키기 위한 양동작전으로 진행된 장사상륙작전을 다룬 영화에서 그는 종군기자 마가렛 히긴스 역을 맡았다. 6·25전쟁의 참상을 국제사회에 알리고 지원을 요청했던 실존 인물이다.

메간 폭스는 ‘트랜스포머’ 시리즈로 전 세계적인 인지도를 얻은 배우다. 최근 국내에서 진행된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그는 “‘장사리’에 참여한 것은 내게 새로운 도전이자 모험이었다”면서 “이 이야기는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가 알아야 할 중요한 역사적 사실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인천상륙작전’의 리암 니슨

이전에도 해외 배우들이 한국영화에 출연해 이목을 모은 사례가 적지 않다. ‘쉰들러 리스트’ ‘레 미제라블’ 등을 거쳐 ‘테이큰’ 시리즈로 건재함을 과시한 리암 니슨은 ‘인천상륙작전’에서 연합군 사령관 맥아더 장군을 연기했다. 다만 짧은 분량 탓에 아쉬움을 남겼다.

‘피아니스트’ ‘작전명 발키리’ 등으로 국내 팬들에게도 익숙한 독일 출신 배우 토마스 크레취만은 ‘택시운전사’(2017)에서 비중 있는 역을 소화했다. 극 중 5·18 민주화운동 당시 광주에 잠입한 독일기자 위르겐 힌츠페터로 분해 송강호와 연기 호흡을 맞췄다.

‘택시운전사’의 토마스 크레취만

‘국가부도의 날’(2018)에는 ‘라빠르망’ ‘블랙 스완’ ‘오션스 트웰브’ 등으로 유명한 프랑스 출신 배우 뱅상 카셀이 합류했다. 외환위기 당시 한국을 찾은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역을 소화했는데, 등장마다 강렬한 존재감을 내뿜으며 극에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해외 배우들의 국내 작품 출연에 대해 정지욱 영화평론가는 “세계 시장에서 한국영화의 운신의 폭이 넓어졌음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지명도 있는 외국 배우들이 출연하면 작품 완성도가 높아지는 건 물론 해외 시장 진출에도 유리하다”면서 “때로 극 안에서 기능적으로 쓰인다는 한계점도 있으나 소통을 통해 개선해 나가는 편이 옳다고 본다”고 했다.
‘국가부도의 날’의 뱅상 카셀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