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김성재의 죽음을 다룬 SBS 시사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가 법원의 방송금지 가처분신청 인용으로 전파를 타지 못한 가운데, 방영을 청원하는 청와대 국민청원 서명인원이 2일 청와대 답변 기준인 20만명을 돌파했다.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은 이날 20만명을 돌파한 직후 공식 SNS에 “자, 이제 다음 단계”라고 썼다.
지난달 5일 법원이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금지 가처분신청을 받아들인 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고 김성재님의 사망 미스테리를 다룬 그것이 알고싶다 방영하게 해주세요”라는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지금 와서 누구를 처단하자는 게 아니다”라며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하지 말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24년간 나라는 발전했는데 사법부는 그대로”라며 “그날의 진실을 국민은 알아야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방송금지를 철회해주시고 제시간에 ‘그것이 알고싶다’ 꼭 방송하게 해달라”고 말했다.
지난달 2일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부장판사 반정우)는 김성재의 전 연인으로 알려진 A씨가 명예 등 인격권을 보장해달라며 제기한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금지 가처분신청을 받아들였다. 방송을 하루 앞 둔 날이었다. 당시 법원은 ▲방송의 정확성·공정성이 떨어지고 ▲무죄 판결을 받은 A씨는 공적인물이 아니며 ▲제작진이 밝혔던 기획의도(수사기관의 수사방식 개선)와 달리 사실상 사건을 재조명한 내용이기 때문에 가처분 신청을 인용한다고 설명했다.
배정훈 PD는 인용 다음 날 자신의 SNS에 “방송포기 안 한다”고 적었다. 한국PD연합회와 SBS PD협회도 성명을 내고 시청자 권리를 침해한 ‘사전 검열’이라고 거세게 비판했다.
김성재의 동료들은 청원 동참에 힘을 보탰다. 김송은 지난 1일 자신의 SNS에 “(성재 오빠는) 마음이 따뜻한 분이었다”며 “듀스로 스타가 되고도 한결같은 사람이었다”고 고인을 추억했다. 그러면서 “왜 (성재 오빠가) 죽었는지 그것이 알고 싶다”며 “여러분의 관심이 절실히 필요하다. 도와 달라”고 서명 동참을 호소했다.
채리나도 지난달 31일 SNS에 “성재 오빠에게 과분할 만큼 이쁨을 받았다”며 “어린 나이 데뷔였던지라 어리둥절했던 저를 신경 써주고 자신감 갖게 해주려는 듯 무대에서 내려오면 엄지를 들어준 마음 따뜻한 사람이었다”고 적었다. 이어 “곁을 떠난 지 많은 시간이 지났고, 판결이 바뀌지 않을 것 같아 조용히 지켜보고만 있었다”며 “국민청원이 20만을 넘긴다고 뭐가 달라질지 모르지만 그를 사랑했던 사람으로서 작은 목소리를 내본다”고 썼다.
가수 현진영은 “어린시절 무척이나 잘 따랐던 김성재. 나도 (김)성재의 죽음에 대해 진실을 알고 싶다”며 “이제 4일밖에 안 남았다. 함께 청원에 동의해달라”고 호소했다.
김성재는 솔로곡 ‘말하자면’ 데뷔 무대 다음날인 1995년 11월20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숨진채 발견됐다. 살해 혐의를 받았던 A씨는 무죄판결을 받았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