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일본 노선 급감… 대구시, 항공사 울상

입력 2019-09-02 14:55
국민DB

한일 무역 갈등 여파로 대구국제공항 대구-일본 노선이 대폭 줄어들었다. ‘노재팬’ 분위기에 따라 대구에서 일본으로 여행을 가려는 사람들이 크게 줄면서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수익이 나지 않는 일본노선을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2일 대구시와 대구국제공항 등에 따르면 대구공항에서 가장 많은 6개 일본노선을 운항하던 티웨이항공은 오는 16일부터 후쿠오카 노선 운항을 중단한다. 티웨이항공은 앞서 삿포로와 오키나와, 구마모토 노선도 중단했다. 지금까지 6개 중 4개 노선을 중단한 것이다.

에어부산은 이달부터 5개 일본노선 중 후쿠오카를 제외한 오사카, 삿포로, 나리타, 기타큐슈 노선을 운항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제주항공은 현재 운항 중인 대구~나리타 노선을 계속 운항키로 했다. LCC들이 일본노선을 크게 줄이면서 12개에 달하던 일본노선은 겨우 4개만 남게 됐다.

LCC들이 노선을 줄인 것은 9~10월 예약 상황이 좋지 않고 앞으로도 당분간 일본 여행 자제 분위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추석연휴 일본 항공편 좌석예약률은 20~40%로 지난해 90% 초반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일단 운항 중단은 하계 항공스케줄이 끝나는 10월 26일까지다. 동계 운항스케줄에 일본노선이 다시 부활할 수도 있지만 현재 분위기에서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LCC업계의 예상이다.

대구시도 대구국제공항 부흥에 큰 역할을 한 일본노선이 줄어 걱정이다. 대구의 경우 일본까지 가는데 시간이 얼마 걸리지 않아 일본노선이 큰 인기를 끌었다. 이에 LCC업계는 항공기를 추가 배치하며 일본노선 신·증설에 나섰었다. 대구시도 적극적으로 지원했었다.
대구시 관계자는 “그동안 일본노선은 관광객들이 주로 이용했지만 이제는 업무를 위해 일본을 방문하는 사람들만 이용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LCC의 남는 항공편을 중국과 동남아 노선으로 대체하는 방안 등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대구국제공항 관계자도 “대구공항 국제노선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일본노선이 크게 줄어 걱정”이라며 “LCC가 대체 노선을 얼마나 확보하는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