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평준화 일반고 배정 ‘선지원 후추첨’ 도입

입력 2019-09-02 13:42

강원도 내 평준화 일반고 배정 방식이 ‘무작위 추첨’에서 ‘선지원 후추첨’ 으로 7년 만에 바뀐다.

강원도교육청은 2일 평준화 지역 일반고 합격자를 ‘선지원 후추첨’ 방식으로 배정하는 방안을 포함한 ‘2020학년도 강원도교육감입학전형 고등학교 신입생 전형 요강’을 발표했다. 2020학년도 평준화 지역 모집인원은 춘천 1748명, 원주 2380명, 강릉 1354명 등 5482명이다.

도교육청이 선지원 후추첨 방식을 도입한 것은 평준화 시행 이후 특정학교 선호와 학교 간 교육격차 해소 등의 효과가 있지만 통학 불편 등의 부작용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선지원 후추첨’ 방식 도입에 따라 평준화 지역 일반고를 지원하는 학생은 2개 학교를 선택 지원할 수 있다. 도교육청은 내신성적을 기준으로 지역별 전체 신입생 정원만큼 학생을 선발한 후 추첨을 통해 학교를 배정한다. 1단계에서 먼저 학교별 정원의 50%를 1지망과 2지망에서 추첨 배정한다. 선지원에서 모두 탈락한 지원자는 기존 원거리 배제 임의 추첨 방식으로 학교를 배정받는다.

도교육청이 중학교 3학년을 대상으로 가상 지원실험을 한 결과 기존 무작위 추첨 방식에 비해 지망하는 학교에 배정될 확률이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춘형 도교육청 교육과정과장은 “선지원 후추첨 배정방식은 통학 불편을 줄이는 것은 물론 진로·적성을 고려한 다양한 교육과정 운영을 선택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진일보한 방안”이라며 “일선 학교에서 혼란이 없도록 다각적인 홍보활동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교조 등 교육단체들은 ‘선지원 후추첨’ 방식 도입이 “고교평준화 정책의 취지를 훼손하고 근간을 흔드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즉각적인 철회를 요구했다. 전교조 강원지부는 “평준화 도입 이후에도 아직까지 학교 간 선호도 차이가 크게 존재하고 있다”며 “교육격차가 어느 정도 완화됐다고 해서 선호도와 상관없이 가까운 학교에 지원할 것이라고 판단하는 것은 안일한 현실 인식의 결과”라고 비판했다.

김소영 전교조 강원지부 정책실장은 “학생 배정방식 변경에 대한 충분한 의견 수렴과정도 거치지 않았다”며 “통학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선 에듀버스 지원 등 별도의 지원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효율적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춘천=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