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청문회 무산되자 이해찬에 전화해 “기자회견 열어달라”

입력 2019-09-02 12:56
민주당, 2일 오후 3시 국회서 기자간담회 추진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2일 인사청문회 개최가 무산되자 곧바로 ‘국민청문회’ 카드를 꺼냈다. 그는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기자회견을 열어달라는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3시 국회에서 ‘국민 검증 기자간담회’를 여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화답했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일 서울 종로구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에서 청문회 무산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조 후보자는 기자회견 자청 이유로 ‘국민에 대한 도리’를 내세웠지만, 청와대와 여권이 사실상 국회 인사청문회 절차를 뛰어넘어 조 후보자 임명을 강행하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조 후보자는 입장문을 내 “현재 진실은 정말 무엇인지 궁금해 하시는 국민들이 많으실 것”이라며 “국회 청문회가 무산돼 국민들의 궁금증을 해소해드릴 기회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들께서 직접 진실이 무엇인지를 판단하실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는 게 장관 후보자의 도리”라며 “오늘 중이라도 국민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3주, 고통스러웠다. 저의 삶 전체를 돌아보고 반성했다. 제 주변을 철저하게 관리하지 못한 점 부끄러웠다”고 했다. 그러면서 “무수한 의혹 제기가 있었지만, 제가 직접 답할 수 없었기에 숨이 막히는 듯 했다”며 “진실에 기초해 이루어져야 할 후보자에 대한 검증이 의혹만으로 뒤덮여 끝날까 우려했다”고 주장했다.

조 후보자는 “(기자회견에서) 국민 앞에 저의 마음을 모두 열겠다. 의혹에 대해 충분히 설명해 드리고, 불찰이 있었던 부분은 사과하겠다”며 “그리고 많은 한계를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가 왜 이 자리에 서있는 것인지도 말씀드리고 싶다”고 했다.

조 후보자 입장 발표 직후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조 후보자 본인이 여러 의혹과 관련돼 국민께 소상히 밝힐 수 있는 기회를 요청했고, (민주당은) 그런 기회를 만들기로 했다”고 말했다. 조 후보자는 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이인영 원내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이런 입장을 알려왔다고 홍 대변인은 전했다.

홍 대변인은 “국회에서 오늘 오후 3시쯤 ‘국민 검증 기자간담회’를 여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며 “후보자 측은 무제한으로 한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