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는 왜 올시즌 폭망했나?’ 꼴찌로 내몬 5대 패착 포인트

입력 2019-09-02 10:30 수정 2019-09-02 12:53

롯데 자이언츠는 2일 현재까지 125경기를 치러 44승3무78패, 승률 0.361을 기록하고 있다. 5위 NC 다이노스와는 17.5경기 차이가 난다. 불과 19경기를 남겨둔 상황에서 뒤집기는 불가능하다.

여기에 창단 이후 처음 ‘10위 꼴찌’라는 불명예를 써야 하는 상황까지 내몰렸다. 9위 한화 이글스와는 이제 2경기 차이가 나고 있다.

정규시즌 개막 이전 우승권 다크호스로까지 예상됐던 롯데는 왜 폭망했나?

결과부터 말하면 정규시즌 이전부터 이미 예상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전력 보강 실패다. 아니 안이하게 대처했다는 게 맞을 것이다. 롯데의 최대 취약 포지션이 포수와 3루수라는 점은 그 당시에도 나와 있었다.

포수 양의지와 3루수 김민성이 FA 시장에 나와 있었다. 그러나 거들떠도 보지 않았다. 육성을 통해 충분히 가능하다는 말만 양상문 당시 감독은 되풀이했다. 양의지를 영입한 NC는 5위를 달리고 있고, 롯데는 폭투 92개로 상징되는 포수난에 시즌 내내 허덕였다.

3루수 자리에 양 전 감독은 한동희를 밀었다. 이른바 한동희 키우기다. 실책 8개에다 여전히 0.214인 타율이 얼마나 잘못된 방향인지를 말해주고 있다. 육성은 젊은 선수를 무작정 경기에 투입한다고 되는 일이 아님을 보여줬다.

그리고 롯데 구단 고위층의 안이한 야구 인식이다. FA 노경은과 감정싸움까지 벌였다. 그리고 놓쳤다. 직전 해에 조쉬 린드블럼을 놓친 것의 데자뷔였다. 올 시즌 내내 선발 마운드는 붕괴 그 자체였다.

세 번째는 양 전 감독식의 독단적 야구다. 물론 노경은 잔류 실패에 따른 원인도 있다. 그러나 제 5선발 ‘1+1’ 실험으로 대변되는 양 전 감독의 야구는 선발진의 붕괴만 가중시켰다. 투구 도중 제이크 톰슨과 김건국은 마운드에서 내려와야 했다. 각종 실험과 예상을 벗어난 선수 기용은 팀 전체를 혼란에 빠뜨리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공필성 감독 대행 체제의 한계와 공약 불이행이다. 후반기 들어 양 전 감독을 내보내고 공 대행 체제를 출범시켰다. 4연패를 당했을 때도 팬들은 비난하지 않았다. 그러나 4연승 뒤 공 대행은 과욕을 부렸다. 수비보다는 공격에 우선을 뒀다. 후반기에도 롯데는 실책과 폭투로 얼룩졌다. 101개의 실책이 이를 말해주고 있다.

또 베테랑 우선이라는 공약은 물거품이 됐다. 롯데의 상징 선수인 이대호는 물론이고 채태인도 2군으로 내려갔다. 육성이라는 명분을 달고서다. 그리고 4연패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롯데 전력에 대한 냉정한 평가가 없었다. 냉정히 따져 롯데의 전력은 우승은커녕 5강 싸움도 힘든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전임 감독과 단장은 우승이라는 애드벌룬만 띄우기 일쑤였다. 현실에 기반하지 않은 꿈은 이뤄지기 힘들다.

가장 중요한 것은 롯데의 색깔이 사라졌다. 1094개의 안타로 8위다. 팀홈런은 82개로 6위다. 그런데 득점은 531득점으로 꼴찌다. 공격을 통해 위기를 돌파해오던 롯데의 모습은 사라졌다.

팬들은 묻고 있다. 롯데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라고. 단장 선임을 앞두고 있다. 감독도 물론 새로 선임될 것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냉철한 현실 인식이다.

롯데가 지금 어디에 서 있는지를 말이다. 팀 전력을 냉정히 따져봐야 한다. 어디가 부족한지를 파악해 내부가 어렵다면 외부에서라도 데려와야 한다. 그리고 롯데의 색깔을 되찾아야 한다. 이를 바로세우지 못하면 내년 롯데도 기대하기 어려워질 것이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