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표 떠날까’ 걱정에 트럼프 “中관세로 얻은 수익 美농민들에게 쓰겠다”

입력 2019-09-02 09:3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중국에 대한 추가관세 부과로 얻게 된 수익의 일부를 미국 농민들을 위해 쓰겠다”고 말했다. 중국의 미국 농산물 수입 중단 조치로 피해를 입게 된 미국 농민들을 돕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것이다.

주말을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보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도착해 사우스론(남쪽 뜰)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AP뉴시스

이는 내년 대선을 의식한 조치다. 트럼프 대통령의 표밭인 ‘팜 벨트(미 중서부 농업지대)’의 농민들이 미·중 무역전쟁의 직격탄을 맞자 농민 표심을 잃지 않기 위해 선심성 공약을 발표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일부 새로운 관세가 부과됐다”면서 “우리는 수백억 달러를 벌어들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국으로부터 번) 돈의 일부를 농민들에게 지급할 것”이라며 “중국이 (미국 농산물을) 구매한다면 농민들은 더욱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막대한 관세의 일부를 취할 것이며 우리는 그 돈을 불공정하게 중국의 타깃이 된 농민들에게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우리는 중국과 대화를 하고 있다”면서 “(중국과의) 협상은 9월에도 여전히 진행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미·중 무역협상 계획은 변하지 않았다”면서 “우리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대한 공격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중국이 우리로부터 더 이상 돈을 뜯어가는 것을 허용할 수 없다”면서 “우리는 중국이 매해 5000억 달러(약 600조원)을 우리나라에서 가져가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다수의 훌륭한 경제학자들이 중국이 통화가치를 매우 하락시켰기 때문에 그들(중국)은 실제로 관세를 지불하고 있으며 그들은 자신의 경제를 위해 돈을 쏟아붓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미 경제학자인 피터 모리츠가 ‘중국 통화가 하락해 중국 수입품의 가격도 낮아졌기 때문에 관세는 미국 경제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내용을 그대로 옮기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수입업자들은 중국 밖에서 공급망을 찾을 수도 있을 것”이라며 “모든 것을 중국으로부터 살 이유는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중국의 하인(servants)이 되길 원치 않는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5월말에도 미·중 무역전쟁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미국 농민들을 돕기 위해 160억 달러(약 19조원)의 지원금 정책을 발표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농민들이 등을 올릴까봐 우려해 농민들의 마음 붙잡기에 안간힘을 쓰는 모양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