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이 지난달 초부터 줄곧 하락하다 마지막주 소폭 반등했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여러 의혹이 불거진 후 흩어졌던 지지층이 재결집하고 있는 모양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는 YTN의 의뢰로 실시한 8월 4주차 주간 집계(8월 26~30일)에서 문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전주 대비 0.3%포인트 상승한 46.5%(매우 잘함 27.5%, 잘하는 편 19.0%)를 기록했다고 2일 밝혔다. 8월 첫째주 50.4%에서 둘째주 49.4%, 셋째주 46.2%로 하향 곡선을 그리다가 3주 만에 소폭 반등한 것이다. 조 후보자와 가족에 대한 각종 논란으로 진보층과 중도층이 흩어졌다 결집한 것으로 보인다.
‘국정수행을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평가는 0.2%포인트 내린 50.2%(매우 잘못함 38.4%, 잘못하는 편 11.8%)를 기록했다. 긍정평가와의 격차는 오차범위(±2.0%포인트) 내인 3.7%포인트로 좁혀졌다. 부정과 긍정 평가의 일간 격차는 주 중반 9%포인트 넘게 벌어지기도 했다. 리얼미터는 조 후보자를 둘러싼 여러 의혹이 잇따라 제기됐고, 검찰의 압수수색까지 겹쳤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30대·40대·60대에서 각각 긍정평가가 높아졌다. ▲40대(59.0%→61.9%, 부정평가 35.1%) ▲30대(55.5%→57.5%, 부정평가 40.3%) ▲60대 이상(33.4%→34.8%, 부정평가 61.7%)을 기록했다. 성향별로 살펴보면 중도층(40.9%→42.0%, 부정평가 55.5%)에서 지지층 결집이 생겼다. 지역별로는 ▲대전·세종·충청(35.8%→39.8%, 부정평가 57.6%) ▲경기·인천(49.6%→52.5%, 부정평가 44.9%)에서 지지율이 상승했다.
반면 20대와 50대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낮아졌다. ▲20대(44.4%→40.4%, 부정평가 55.0%) ▲50대(44.7%→43.3%, 부정평가 53.9%)를 기록했다. 진보층이나 보수층도 비슷한 양상을 보이며▲진보층(77.6%→73.5%, 부정평가 23.9%) ▲보수층(23.0%→21.4%, 부정평가 76.9%)을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서울(44.8%→42.3%, 부정평가 54.3%) ▲부산·울산·경남(39.7%→37.9%, 부정평가 58.2%) 등에서 지지율이 하락했다.
문 대통령의 일간 지지율은 검찰의 압수수색으로 지난달 27일 47.3%에서 28일 43.4%까지 급락했다. 하지만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시작으로 여러 유력 여권 인사들이 합심해 조국 지지 발언을 이어가면서 29일 44.7%, 30일 47.7%로 반등했다. 지지층은 실시간 검색어 캠페인을 벌이면서 반등을 도모했고 이후 격차는 1.9%포인트까지 줄어들었다.
리얼미터는 “일간 지지율을 보면 조 후보자에 대한 검찰 조사가 있었던 주 초반까지는 지지율이 하락하다가 주 후반에는 유 이사장 등 여권 인사들의 조국 지원사격으로 지지층이 결집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이탈했던 진보층 지지율도 일간 기준으로는 지난달 28일 68.2%에서 30일 77.2%로 회복됐고, 중도층 지지율 역시 38.4%에서 42.1%로 상승했다. 리얼미터 관계자는 “유 이사장의 방송 인터뷰와 조 후보자에 대한 실시간 검색어 (지지) 캠페인이 이어지고 지난달 30일에는 인사청문회가 사실상 무산되면서 주 후반부터 지지층이 결집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는 무선 전화면접(10%) 및 무선(70%)·유선(20%) 자동응답 혼용 방식, 무선(80%)·유선(20%) 병행 무작위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했다. 리얼미터는 19세 이상 유권자 5만175명에게 통화를 시도한 결과 최종 2507명이 응답을 완료해 5.0%의 응답률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리얼미터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