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18·발렌시아)이 동갑내기 쿠보 타케후사(마요르카)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처음으로 ‘미니 한일전’을 벌였다. 경기 종료를 10여분 남기고 나란히 교체 투입된 두 선수의 승부는 경기 결과에 의해 이강인의 판정승으로 끝났다.
이강인은 2일(한국시간) 스페인 발렌시아 캄프 데 메스타야로 마요르카를 불러 가진 2019-2020 프리메라리가 3라운드 홈경기에서 2-0으로 앞선 후반 38분 공격수 케빈 가메이로를 대신해 그라운드를 밟았다. 이강인의 올 시즌 첫 출전. 후반 추가시간 3분까지 10분을 뛰었지만 공격 포인트를 작성하지 못했다.
쿠보는 이강인보다 4분 앞선 후반 34분에 그라운드로 들어갔다. 지난 7월 J리그 FC도쿄에서 프리메라리가 레알 마드리드 카스티야(2군)로 이적한 쿠보는 지난 22일 마요르카로 임대됐다. 쿠보 역시 이강인처럼 벤치에서 출발해 올 시즌 처음으로 출전했고, 이는 곧 프리메라리가 데뷔전으로 기록됐다.
이강인과 쿠보는 2001년생 동갑내기다. 각각 한국과 일본의 20세 이하(U-20) 청소년 축구대표팀에서 최전방을 책임지는 간판 공격수로 활약하고 있다. 아직 경험이 부족한 연령 탓에 소속팀에서는 주전으로 자리를 잡지 못했다.
이강인은 후반 40분 마요르카 중원에서 동료 공격수 막시 고메스에게 스루패스를 찔러 공격 기회를 만들었다. 하지만 고메스가 오프사이드에 걸려 득점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쿠보도 인상적인 공격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이강인과 쿠보의 첫 프리메라리가 맞대결은 10분간 같은 그라운드를 밟는 선에서 끝났다.
발렌시아는 전반 42분과 후반 12분에 터진 다니 페레호의 멀티골을 끝까지 지켜 2대 0으로 승리했다. 이강인과 쿠보가 출전하기 전의 일이었다. 이강인은 경기를 끝내고 승리를 자축하는 동료들 틈에서 쿠보보다 상대적으로 밝은 표정을 지을 수 있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