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수로 물에 빠진 40대 여성이 911에 살려달라는 구조요청을 하자 “닥쳐(shut up)”라는 폭언을 들었다. 결국 이 여성은 구조요청한 지 50여분 만에 변사체로 발견돼 미국 전역이 들끓고 있다.
CNN과 USA투데이 등에 따르면 미국 아칸소주 포트 스미스에서 SUV차량을 타고 신문 배달을 하던 데브라 스티븐스(47)가 갑작스러운 홍수로 물에 빠져 숨졌다고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스티븐스는 지난달 24일 물이 차오르는 차량 속에 갇혀 911에 구조 요청을 하며 약 22분간 도움을 요청했다. 전화 통화에서 스티븐스는 눈물을 흘리며 “수영을 못 한다. 죽고 싶지 않다. 도와달라”며 수차례 도움을 요청했다.
그러나 911 담당자인 도나 르노는 “왜 이렇게 겁을 먹었는지 모르겠다. 당신은 죽지 않을 거다”라며 무신경한 태도로 일관했고 계속되는 스티븐스의 구조 요청을 참지 못하고 “닥쳐”라고 폭언하기도 했다.
결국 스티븐스는 구조되지 못한 채 신고 전화를 건 지 58분 만에 변사체로 발견됐다. USA투데이는 22분 분량의 오디오파일을 입수했다며 공개했다. 공개된 녹취록에는 자신의 말을 듣지 않는 스티븐스에게 르노는 “닥쳐(shut up)”라고 말한다.
논란이 일자 소방대와 경찰은 “홍수 피해를 본 이들의 신고가 쇄도하는 상태에서 스티븐스가 자신의 위치를 설명하지 못해 위치를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으며 홍수로 인해 접근이 어려웠다”고 해명했다.
대니 베이커 임시 경찰서장은 “구조 전화를 받은 이들이 스티븐스의 사망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면서도 이들이 법적으로 잘못한 것은 없어 처벌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미국 시민들은 위급한 상황에서 도움을 청하는 시민에 대한 대응이 부적절했다며 911을 비판하고 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