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리브해 국가인 바하마에 접근 중인 초강력 허리케인 ‘도리안’이 최고 등급인 5등급으로 세력을 키웠다. 도리안의 위력은 ‘재앙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국립허리케인센터(NHC)는 1일(이하 현지시간) 오전 8시 도리안의 최대 풍속이 시속 260㎞로 이전(240㎞)보다 더욱 거세졌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재앙 수준’(catastrophic)의 파괴력을 갖게 됐으며 등급을 5등급으로 상향 조정했다.
NHC는 도리안이 아바코 제도의 그레이트 아바코섬 동쪽 55㎞ 지점에서 시속 13㎞의 속도로 서진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허리케인은 1~5등급으로 나뉘며 숫자가 클수록 위력이 세다. 카테고리 3등급부터는 메이저급 허리케인에 속하며 풍속이 시속 157마일(253㎞)을 넘어가면 5등급으로 분류된다. 이에 따라 도리안이 5등급으로 격상됐다.
NHC는 아바코 제도가 이날 오전 “파괴적인 허리케인의 영향을 받을 것이며 오후쯤에는 그랜드 바하마섬 역시 같은 상황에 놓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바하마에서는 관광호텔들이 문을 닫았으며 주민들은 집 안에서 허리케인에 대비하고 있다. 일부 주민들은 학교나 교회 또는 보호소로 대피했다.
도리안은 바하마를 강타한 뒤 북쪽으로 진로를 바꿔 미국의 남동부 해안으로부터 멀어져가며 미국을 강타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플로리다주와 조지아주, 북부·남부 캐롤라이나에서는 강풍과 홍수 등이 닥칠 수도 있다.
도리안이 미 본토에 영향을 미치는 시점은 다음 주 초가 될 것으로 보인다.
도리안이 피해를 입힐 것으로 예상되는 플로리다와 남부 캘롤라이나 등은 비상사태를 선포한 상태다. 허리케인 피해에 대비하기 위해 폴란드 방문 일정을 취소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일 주민 대피령을 선포할지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