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가족 나오라는 한국당, 비겁…조국과 정면대결 두렵나”

입력 2019-09-01 13:35 수정 2019-09-01 13:42
이 원내대표 “후보자가 형식 얽매이지 말고 설명하라” 국민청문회 개최 시사

이인영(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문제와 관련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일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가족 일부를 증인으로 부를 것을 요구하는 야당을 향해 “비겁한 것 아니냐. 후보자와 정면대결하는 것이 두려워서 이러는 것이냐”고 따졌다. 그러면서 당초 합의한 대로 2~3일 조 후보자 인사청문회 개최 방안에서 후퇴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이날 제안한 조 후보자 부인과 동생만 증인으로 채택하고 인사청문회를 5~6일 개최하는 중재안도 사실상 거부했다.

이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여야 간 핵심 쟁점이 되고 있는 조 후보자 가족 증인 채택 문제와 관련해 “사랑하는 어머니, 아내, 딸 등을 증인으로 내놓고 그렇게까지 비인간적·비인권적·비인도적으로 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한국당을 비판했다.

이어 “청문회장은 후보를 검증하는 장이지 가족을 심문하는 자리가 아니다”며 “가족을 심문해서 후보자를 압박하는 것은 진실을 둘러싼 정면대결을 피하려는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이 원내대표는 한국당이 주말 장외집회를 열어 조 후보자 사퇴를 촉구한 일을 거론하면서 “한국당이 있을 곳은 부산도, 광화문도 아닌 국회 청문회장”이라며 “9월 2일과 3일 국회로 돌아와 마땅히 인사청문회를 열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조 후보자에 대한 진실을 우리 국민에게 전달할 수 있도록 한국당의 봉쇄망을 반드시 뚫겠다”며 “한국당이 끝내 인사청문회를 열지 않겠다고 한다면 우리는 국민과 직접 만나는 길을 선택하겠다”고 했다. 이른바 ‘국민 청문회’ 개최 뜻을 시사한 것이다.

그는 조 후보자를 향해서도 “그동안 국회를 존중하며 인사청문회를 기다릴 만큼 기다렸다고 생각한다”며 “청문회 개최가 불투명한 지금, 국민 마음속에 있는 의혹과 궁금증을 해소해드리는 것이 후보자가 견지해야 할 도리”라고 말했다. 이어 “형식에 얽매이지 말고 당장이라도 국민, 언론, 국회와의 대화를 통해 적극적으로 자신의 진실을 밝혀달라”고 주문했다.

인사청문회에 앞서 기자회견이나 방송 출연 등을 통해 조 후보자 스스로 적극 소명에 나서 달라고 촉구한 셈이다.

민주당 법제사법위원회 간사인 송기헌 의원은 인사청문회 일정을 당초 합의한 2~3일에서 날짜를 조정하기 위한 추가 협상에 나설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전혀 없다. 날짜는 그대로 해야 한다”고 못 박았다.

송 의원은 가족 증인 채택 문제에 대해서도 “가족은 안 된다. 배우자가 포함된 상태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다만 후보자 동생을 증인으로 채택하는 방안에는 “동생은 우리도 검토한다고 했었던 것”이라면서 “동생은 물어봤는데 그쪽에서는 탐탁지 않게 생각하지만, 본인이 임의로 자진 출석한다고 하면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며 협상 여지도 남겨놨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