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무부는 북미 대화에 대한 기대가 점점 사라져가고 있다는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 담화와 관련해 북한이 답을 주는 대로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고 8월 31일(현지시간) 밝혔다.
미 국무부 관계자는 이날 최 제1부상의 담화에 대한 미국 정부의 입장과 관련 “북한의 카운터파트로부터 답을 듣는 대로 협상에 관여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는 미국이 이미 협상에 나설 준비가 완료된 상태임을 강조하며 실무 협상 재개 시점·장소 등에 대한 북한 측 답변을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7월 중순쯤으로 기대됐던 북미 실무협상은 아직도 지연되고 있다.
협상 지연의 원인이 미국 측에 있다는 취지의 북한 주장을 에둘러 반박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최 제1부상은 전날 발표한 담화에서 ‘북한의 불량행동’을 거론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발언을 “비이성적”이라고 비판하며 “미국과의 대화에 대한 우리의 기대는 점점 사라져가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 우리로 하여금 지금까지의 모든 조치들을 재검토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으로 떠밀고 있다”고도 했다.
이에 따라 북미 실무협상 재개가 조만간 이뤄지기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북한은 이달 24일부터 진행되는 유엔총회 일반토의에도 외무상을 보내던 전례를 깨고 대사급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총회를 계기로 한 북미 접촉 가능성도 일단은 낮아진 셈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6월 30일 ‘판문점 회동’ 당시 ‘2~3주 내 북미 실무협상 재개’에 대해 합의했다. 그러나 북한이 한미 연합훈련에 반발해 잇단 미사일 시험발사에 나서고, 미국에 협상 시점·장소 등에 대한 답변도 주지 않으면서 북미 대화는 계속해서 지연되고 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