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성 보다 패배감만 키운다’ 공필성 오락가락…무기력감 확산

입력 2019-08-31 10:34

롯데 자이언츠 상징 선수인 이대호(37)의 2군행 소식이 전해진 지난 30일.

롯데와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가 펼쳐진 고척돔을 찾은 관중은 4352명이었다. 예상보다 많았다. 3루측 관중석은 롯데를 응원하는 팬들이 일찍부터 자리잡고 있었다.

그러나 기대는 1회부터 곧바로 실망으로 변질됐다. 오프너로 나온 키움 양현을 상대로 타자들은 무기력한 공격력을 선보였다.

고승민은 초구를 때려 초구를 때려 포수 앞 땅볼 아웃됐다. 손아섭은 5구를 공략해 투수 앞 땅볼 아웃됐다. 전준우도 초구에 투수 앞 땅볼로 물러났다. 7구 만에 1회초가 종료됐다.

그리고 1회말 롯데 수비다. 키움 선두타자 서건창은 롯데 선발 박세웅의 4구를 때렸다. 1루수와 2루수 사이로 떠올랐다. 고승민이 전력으로 다가갔다. 다가서던 1루수 제이콥 윌슨은 멈춰섰다. 고승민은 막판 멀뚱하게 공을 쳐다봤다. 옆으로 공은 떨어졌다. 공식적으론 안타였지만 누가봐도 실책성 플레이였다. 그리고 박세웅은 연속 안타를 내주며 2실점했다.

2회말 1사 2루 상황에서 박정흠이 타석에 들어섰다. 6구 승부 끝에 삼진 아웃을 잡아내는 듯했다. 그러나 공은 빠져나갔다. 스트라이크 낫아웃 포일이 기록됐다. 서건창의 적시타 때 3점째를 내줬다.

그렇게 경기는 키움의 흐름으로 흘러갔다. 1-5로 뒤진 9회초 투아웃 상황에서 전준우가 솔로 홈런을 때릴 때 유일하게 함성이 터져 나왔다. 그렇게 또다시 연패에 빠졌다.

이날 롯데 타선의 성적은 30타수 4안타, 타율 0.133이었다.

타순에는 이대호도 채태인도 없었다. 손아섭마저 무기력했다. 그리고 공필성 감독대행의 소신에 따라 투입된 1번 타자 고승민은 4타수 무안타, 5번 타자 한동희도 4타수 무안타였다. 7번 타자 허일도 3타수 무안타였다.

롯데는 이제 123경기를 치러 44승3무76패를 기록하게 됐다. 승률은 0.367이 됐다.

공 대행은 취임 당시 베테랑을 중용하겠다는 공약을 버리고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고 있지만 성과가 없다. 육성을 통해 선수가 성장하고 있다는 느낌은 전혀 없다. 패배에 익숙해지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무기력감이 팀 전체를 감싸고 있다. 아니 더 팀이 망가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더욱 걱정되는 것은 베테랑들의 2군행이 과연 공 대행의 생각인지 궁금하다. 혹시나 그룹 상층부의 간여가 있었는지는 아닌지 의심된다.

공 대행에게 21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한번쯤은 공 대행의 야구를 보고 싶다. 오락가락 행보에서 벗어나야 한다. 공 대행의 마지막 책무는 승리가 아니라 신구 조화를 통한 팀의 재건이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