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옥 후보자 자녀도 ‘엄마 찬스’ 입시 특혜 논란

입력 2019-08-30 17:21
이정옥 여가부 장관 후보자. 연합뉴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에 대한 입시 특혜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국회 여성가족위원회가 30일 개최한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도 이 후보자의 자녀 교육·입시를 둘러싸고 여야 사이에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다.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야당이 가장 크게 문제 삼은 내용은 이 후보자의 딸이 고등학교 3학년 재학 당시 발간한 책 ‘미, 명문고 굿바이-나는 한국으로 돌아간다’와 관련된 의혹이었다. 이 후보자의 딸인 김모 양은 2003년 3월∼2005년 1월 미국에서 고등학교를 다닌 뒤 귀국, 2007년 유학 경험을 담은 책을 냈다. 책의 추천사는 압둘 칼람 전 인도 대통령과 조영주 전 KTF 사장이 썼다.

이후 이 후보자의 딸이 이듬해 연세대에 글로벌인재전형으로 입학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한국당 등 야당은 특혜 의혹을 집중 제기했다. 송희경 한국당 의원은 책을 출간하는 과정에서 이른바 ‘엄마 찬스’가 활용됐다고 지적했다.

송 의원은 “(책 출간을 위해) 지인의 권고로 출판사와 연결했다고 한다. 대입 컨설턴트가 아닌가 의심이 든다”고 했다. 이어 이 후보자가 칼람 전 대통령의 자서전을 번역한 점을 들어 “인도 대통령의 추천사는 엄마의 인연”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딸의 고등학교 성적표를 보면 국어 4등급, 영어 2등급이 많다”며 “이 성적으론 ‘인 서울’을 못하는데, ‘엄마 찬스’를 쓴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희경 의원은 이 후보자 딸의 미국 유학과 관련, “당시 법령상 중학교 학력을 인정받아야 유학을 갈 수 있었는데, 딸은 중학교를 자퇴했다”며 “이는 법령으로 정한 요건에서 벗어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딸은 그것(유학경험)으로 책을 써서 학교의 입시에서 굉장한 ‘메리트’를 얻고 들어갔다”고 꼬집었다.

이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야당의 공세가 지나치다며 방어막을 쳤다. 표창원 의원은 “‘줄 세우기’ 성적이 아닌 다양한 적성과 노력에 따라 성과를 얻고 대학이 자율적으로 판단해 선발해 미리 인재를 키우도록 한 취지는 좋다”고 언급했다.

임종성 의원은 “입시 문제는 큰 잘못이 없다고 본다. 입시전형에 맞춰 지원했고, 해당 대학이 뽑았다”며 “부모가 뽑은 게 아니다. 그것으로 끝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딸의) 성적표까지 만천하에 공개하며 검증할 일인지 참으로 개탄스럽다”고 했다.

다만 이 후보자 딸의 입시 과정이 국민 정서에 어긋난다는 점은 지적했다.
임종성 의원은 “불법은 아니지만, 국민의 눈에는 반칙이 되고 특권이 될 수 있단 점을 인식해야 한다”며 “사과할 부분은 사과하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이 후보자는 이에 대해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서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외국어 실력도 부모와 연관돼 얻었다고 생각한다면 제가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