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정 사건’ 피해자 유족, 머리카락 7가닥으로 장례

입력 2019-08-30 16:02
연합뉴스TV 제공

‘고유정 사건’ 피해자 유족 측이 결국 시신 없는 장례를 치렀다. 장례에는 유족 측이 집에서 찾은 강씨의 머리카락 7가닥과 옷가지뿐이었다.

30일 피해자 유족 측에 따르면 고유정의 전 남편인 강모(36)씨에 대한 장례가 제주 시내 한 장례식장에서 27∼29일 진행됐다. 사건 발생 100일이 다 되도록 피해자의 시신을 찾지 못해 장례에는 강씨의 머리카락 7가닥과 옷가지가 시신을 대신했다.

유족은 평소 피해자가 쓰던 모자 5개 전부를 뒤져 머리카락 7가닥을 찾아냈다. 유족 측은 “시신을 찾기 전까진 장례를 치르지 않으려고 했지만, 9월 1일이면 사건 발생 100일째”라며 “49재도 치르지 못한 상황에서 더는 늦추지 못하겠다는 판단에서 장례를 치렀다”고 말했다.

유족들은 장례식 기간 조문객을 맞으며 장례를 치렀다. 박기남 전 제주 동부경찰서장의 후임으로 온 장원석 서장도 조문했다. 장 서장은 유족에게 피해자 시신 수습을 위해 계속 노력을 하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 측은 “뼛조각 하나라도 찾는 게 소원이다. 고씨는 우리 가족 모두를 죽인 거나 다름없다”며 “살인자 고씨가 좋은 변호사를 써서 몇십 년 살다가 가석방되지 않도록 법정최고형인 ‘사형’을 선고해달라”고 호소했다.
고유정의 첫 공판이 열린날 시민들이 호송차에 오르는 고유정의 머리채를 잡아 당기자 고유정이 얼굴을 감쌌다. 뉴시스

경찰은 고유정 사건의 피해자 강씨에 대한 시신 수색 작업을 3개월 넘게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 피해자의 유해는 발견하지 못했다. 앞서 경찰은 경기 김포시 소각장과 인천 서구의 한 재활용업체, 제주시 구좌읍 동복리 제주 환경자원순환센터 등에서 뼈 추정 물체를 발견했지만, 모두 동물 뼈로 확인됐다.

송혜수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