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가 상징 선수인 이대호(37)를 2군으로 내려보냈다.
롯데 측 관계자는 30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자세한 내용은 알 수 없지만 이대호가 손목이 좋지 않고 컨디션이 많이 떨어져 있다”며 “공필성 감독 대행과 상의해서 내린 결정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대호가 공 대행 체제다 들어선 후반기에도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맞다. 28경기에서 103타수 29안타, 타율 0.282를 기록하고 있었다. 홈런은 4개였다. 또 지난 29일 키움 전에서 홈으로의 주루는 아쉬움을 남긴 것도 맞는 말이다.
그런데 이대호 2군행을 리빌딩의 한 방편으로 활용하는 것은 맞지 않다.
이대호는 지난해 144경기에 이어 올해도 122경기 모든 경기에 출전했다. 이대호가 부진해도, 조금 근성이 부족한 플레이를 해도 1군 벤치에 앉아 있어야 맞다.
더구나 전날 베테랑 1루수 채태인(37)마저 2군으로 내려갔다. 후반기 들어 0.323의 고타율을 기록하고 있었다. 2할 언저리에 있던 시즌 타율도 2할5푼대까지 끌어올린 상태였다.
채태인은 수비에서 더욱 빛이 난다. 342.1이닝을 수비하면서 실책을 단 1개를 기록했다. 실책 100개팀인 롯데에서 가장 수비력이 돋보이는 내야수다.
그런데 이처럼 롯데의 상징 선수와 전문 1루수를 2군에 보내고 젊은 선수들로 경기를 치른다는 게 누구의 생각인지 궁금하다.
이대호 대신 1군에 등록된 선수는 배성근(24)이다. 전반기 ‘알까기’로 팀의 패배를 자초했던 선수다.
그리고 29일 경기에 투입된 2루수 전병우(27)는 실책과 실책성 플레이를 남발했다. 3루수 한동희(20)도 마찬가지였다.
22경기를 남겨둔 롯데로선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다. 그러나 젊은 선수들을 무작정 경기에 뛰게 하는 게 능사가 아니다. 베테랑 선수들과 어우러져 배우는 게 더 많다. 공 대행의 육성 전략은 이런 기회를 박탈하는 것이다.
그리고 롯데팬들은 22경기에서 롯데 2군 경기를 봐야하는 처지로 내몰리고 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