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외압 차단가능 인물 필요’ 롯데 단장, 현장 전략가 절실

입력 2019-08-30 12:26

지난달 19일이다. 롯데 자이언츠(대표이사 김종인)는 양상문 감독과 이윤원 단장의 퇴진을 발표했다.

그때 구단은 보도자료를 통해 대오각성의 기회로 삼겠다고 했다. 후반기에는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했다. 그러나 공필성 감독대행 체제에서도 변한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오히려 패배에 더 익숙해져버린 롯데다.

새로운 시대를 준비할 때가 됐다. 롯데는 당시 단장을 곧 인선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완성도 있는 선수단 전력 편성, 선수 맞춤형 육성 실행, 소통이 되는 원팀(One Team)의 완성 그리고 데이터 기반의 선수단 운영 등이다. 이런 기준으로 단장을 선임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42일 지났지만 아직 아무런 결과물은 나오지 않고 있다. 하마평만 무성할 뿐이다. 선임 기준조차 오락가락하고 있다.

그러나 공통된 원칙은 존재한다. 일단 야구인 출신 인사를 뽑는 것이다. 롯데는 그룹에서 단장을 파견해온 체제였다. 그러나 이제는 야구를 아는 인물이 단장을 맡아야 한다는 것은 대세다.

그리고 큰 그림을 그릴 줄 아는 인물이어야 한다. 1~2시즌을 포기하더라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롯데 자이언츠의 체질을 확 바꿀 수 있는 전략가가 필요하다.

감독과의 철저한 역할 분담 속에 육성과 영입에 일가견이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 모자라는 부분을 어떻게 채울줄 아는 인물이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2군에서 잔뼈가 굵은 현장 감독 출신이 필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그룹에서 오는 외압을 막아낼 수 있는 강단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 야구에 관심 있는 롯데 그룹 측 관계자로부터 계속 주문이 들어온다는 사실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양상문 감독과 이윤원 단장 퇴진에도 힘을 썼다는 소문까지 나돈다. 물론 확인은 되지 않고 있다.

현 롯데 자이언츠 사장은 그룹에서 파견됐다. 그룹의 지시를 따를 수밖에 없는 인물이다. 단장은 달라야 한다. 그룹의 일방적 지시가 아닌 롯데의 미래를 앞에 두고 이를 묵묵히 추진해 나갈 수 있는 인물이 와야 한다. 그것만이 27년 동안 풀지 못한 우승의 한을 해소할 수 있는 길이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