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경찰의 초동 수사 부실로 결국 고유정(36)에 살해당한 전 남편 강모(36)씨에 대한 장례가 시신 없이 치러졌다.
사건 발생 100일이 다 되도록 시신을 찾지 못해 결국 피해자 강씨의 유족 측이 시신 없이 장례를 치른 것이다.
30일 피해자 유족 등에 따르면 지난 27~29일 제주 시내 한 장례식장에서 강씨의 장례가 일반 절차로 진행됐다. 유족 측은 집에서 찾은 강씨의 머리카락 7가닥과 옷가지로 시신을 대신해 장례를 치렀다. 유족 측은 평소 피해자가 쓰던 모자 5개 전부를 뒤져 머리카락 7가닥을 얻었다.
유족 측은 “시신을 찾기 전까진 장례를 치르지 않으려고 했지만, 다음달 1일이면 사건 발생 100일째”라며 “49재도 치르지 못한 상황에서 더는 늦추지 못하겠다는 판단에서 장례를 치렀다”고 말했다.
장례식장에는 박기남 제주동부경찰서장의 후임으로 온 장원석 서장도 찾은 것으로 확인됐다.
장 서장은 유족에게 피해자 시신 수습을 위한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 측은 “뼛조각 하나라도 찾는 게 소원이다. 고씨는 우리 가족 모두를 죽인 거나 다름없다”며 “살인자 고씨가 좋은 변호사를 써서 몇십년 살다가 가석방되지 않도록 법정최고형인 '사형'을 선고해달라”고 호소했다.
경찰은 강씨에 대한 시신 수색 작업을 3개월 넘게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유해의 일부도 발견하지 못하고 있다.
제주=김영균 기자 ykk22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