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대 두꺼비 산란지 사라질 위기… 수성구 보존 나선다

입력 2019-08-30 11:07
대구 수성구 망월지 모습. 수성구 제공

전국 최대 두꺼비 산란지인 대구 수성구 욱수동 망월지가 사라질 위기에 처하자 관할 기초자치단체인 대구 수성구가 보존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30일 수성구에 따르면 그동안 망월지는 농업기반시설(저수지)로 법적 보호를 받아왔지만 저수지 기능이 사실상 사라져 폐지 압박을 받고 있다. 최근 망월지 지주와 수리계원, 시설 이용자들이 농업기반시설(저수지) 폐지를 수성구에 신청했는데 수성구는 이를 거절했다.

하지만 망월지를 다른 용도로 사용하겠다는 요구는 점점 거세질 전망이다. 최근 망월지 한 지주가 낸 지목 변경 신청 반려처분 취소 소송에서 수성구청이 패소했기 때문이다. 저수지로 지정된 지목을 ‘전’(밭)으로 바꿔달라는 지주의 요청을 법원이 받아들인 것이다. 당장 이곳에 건물이 들어서지는 않겠지만 유사 소송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망월지는 국유지가 20%, 사유지가 80%에 달한다.

수성구는 보존 방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하반기 추가경정예산안에 망월지 연구용역 예산 5000만원을 반영했다. 2012년 망월지에 대한 용역을 했지만 시간이 많이 지나 새 조사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용역을 통해 두꺼비 개체 수와 생태환경을 파악해 망월지를 도시공원이나 생태공원으로 만드는 등의 보존 방안을 찾을 계획이다.

수성구의회도 망월지 지키기에 나서고 있다. 김두현 수성구의원(더불어민주당)은 최근 임시회에서 ‘망월지 보존의 필요성과 향후 계획’에 대해 구정 질문을 했다. 그는 “구청이 지속적으로 보호활동을 벌이고 있지만 최근 망월지 훼손에 대한 우려 목소리가 높다”며 “수성구는 망월지에 대한 구체적이고 종합적인 보존·발전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수성구의회는 관련 조례 제정 등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 망월지에서 새끼 두꺼비들이 이동하는 모습. 대구시 제공

망월지는 2007년 새끼두꺼비 300만마리가 이동하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전국적인 관심을 받았고 전국 최대 산란지로 알려졌다. 매년 2~3월쯤 인근 욱수산에서 내려온 성체 두꺼비들이 망월지에 알을 낳고 되돌아가는데 이후 몸길이 2∼3㎝가량의 새끼 두꺼비 수백만마리가 매년 5월 중순쯤부터 10일간 떼를 지어 욱수골로 이동한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