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와 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 입학과정에서 부정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 조모(28)씨의 고등학교 시절 은사가 입을 열었다. 그는 조씨에 대해 10여년 전 ‘영어 공용화 시대’라며 영어를 잘 해야 한다는 사회적 분위기의 혜택을 봤던 것으로 진학과정에서 다른 문제는 전혀 없다고 밝혔다.
주석훈 미림여고 교장은 지난 28일 뉴스1과 인터뷰를 갖고 “조씨는 한영외고에서 영어 교사로 재직하던 시절 1년 동안 가르쳤던 학생”이라며 “최근 불거지고 있는 조씨에 관한 논란을 지켜보고 안타까워 뭐라도 하고 싶었다. 조씨는 이렇게 비난을 받을 정도로 잘못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주 교장은 먼저 “조씨가 대학에 입학할 때에는 영어를 공용화 해야 한다는 등 영어를 잘해야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사회 분위기였다”면서 “학부모들도 영어를 잘해야 사회에서 한 역할을 맡을 수 있다는 인식을 갖고 조기 유학을 보낼 때”라고 설명했다.
이어 “(조씨는) 당시 사회적인 분위기의 혜택을 본 것이고 그 안에서 최선을 다해서 준비한 학생”이라며 “이렇게 매도 당하는 것에 답답하다”고 얘기했다.
그는 “조씨는 한 번도 시험을 봐서 진학한 적이 없다. 외고는 정원 외 유학전형, 대학은 논문으로 수시전형으로 입학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반박했다.
조씨의 외고 입학과 관련해서는 “조씨는 영어 논술·면접을 다 거쳤다. 해외에서 살다 왔기에 토플 점수도 제출했다”며 “어학 시험 결과를 제출했는데 시험을 안 봤다며 특혜가 있었던 것처럼 말하는 것은 낭설”이라고 지적했다.
고려대 입학에 대해서도 “조씨는 세계선도인재전형이라는 전형으로 입학했다. 이 전형은 외국어를 요구하는 것으로, 따로 필기시험은 보지 않지만 어학과 미국대학과목선이수제(AP) 성적이 필요하다”며 “당시 대학교 분위기가 그랬다. 연세대도 비슷하게 외국어를 우선적으로 보는 전형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시 조씨는 유학반에서 같은 반 학생들과 함께 이를 대비한 공부를 했다. 당시 유학반은 모든 수업이 끝난 뒤 학교에서 SAT, AP 과목을 준비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외부 활동도 했다”면서 “이는 한영외고 외에도 대원외고, 민사고, 용인외고 등의 학생들도 했던 것이다. 유학을 목표로 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했다”고 덧붙였다.
주 교장은 “무려 10년 전 입시제도를 지금의 잣대로 평가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대학 교수들의 학생 평가, 고등학교 선생님들의 교육 행위를 무시하고 평가절하 하는 모습은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난 3년 동안 정부와 싸우면서 바른 방향의 교육제도를 시작하려는 상황에서 조 후보자의 딸을 가지고 판을 흔들려는 세력이 있다”며 “이때다 싶어 정시 확대로 몰아가는 분위기에 화가 나고 가슴이 아프다”고 덧붙였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