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 롯데 자이언츠 공필성 감독 대행은 젊은 선수들에게 이제는 기회를 주겠다고 했다.
일견 맞는 말로 보인다. 롯데는 122경기를 치러 44승3무 75패를 기록하고 있다. 승률은 0.370이다. 5할 승률 회복은 불가능해졌다. 잔여 경기 동안 젊은 선수들을 육성하겠다고 하니 방향성이 맞는 듯해보인다.
그렇지가 않다. 육성도 방향성을 가져야 한다. 롯데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젊은 선수들이 잘해온 분야에서 기회를 줘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베테랑 선수들과 조화를 이뤄 하나씩 배워나가야 한다.
베테랑 1루수 채태인(37)을 2군으로 보냈다. 대체 1루수는 외국인 선수 제이콥 윌슨(29)이었다. 29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 이전까지 단 3경기를 1루수로 뛰었다.
2루수는 전병우였다. 2루수로 3경기를 뛰었다. 지난해 시즌 막판 3루수에서 맹활약했던 선수였다.
롯데가 0-1로 뒤진 4회말이다. 키움 선두타자 박병호 롯데 선발 투수 장시환(32)의 2구를 때려 오른쪽 방향으로 평범한 플라이를 날렸다. 전병우는 우왕좌왕하다 글러브 포켓에 넣은 뒤 공을 놓쳤다. 그런 사이 박병호는 3루까지 진출했다.
이날 롯데 3루수는 한동희(20)였다. 제리 샌즈가 때린 평범한 타구를 잡아 1루로 송구했다. 터무니없이 높았다. 다행히 윌슨이 잘 잡아줬기에 망정이지 실책이나 다름 없었다. 그렇게 무안타로 추가점을 헌납했다.
어중간하긴 했지만 전병우는 6회말에도 김하성의 플라이성 타구를 제대로 포구하지 못했다.
이것만이 아니다. 8회말이다. 롯데 벤치는 2루수에 고승민, 유격수에 강로한(27)을 투입했다. 투수는 박시영(30)으로 포수는 안중열(25)로 교체됐다.
박시영은 박병호를 삼진으로, 제리 샌즈를 3루수 땅볼로 잡아냈다. 그러나 박동원을 볼넷으로 내보냈다.
그런데 김혜성에게 우중간 안타를 허용했다. 우익수 손아섭은 포구를 하다 공을 놓쳤다. 급하게 잡아 송구했지만, 이번엔 중계 플레이가 허술했다. 유격수 강로한은 뒤늦게 중계 라인에 합류했다. 발이 늦은 박동원이 홈까지 밟는 참사가 벌어졌다.
그렇게 롯데는 1패를 추가하며 꼴찌로 추락했다. 실책은 정확히 100개가 됐다. 경기에서 질 수도 있고, 실책도 할 수 있다.
그런데 육성이라는 미명 하에 경기를 무기력하게 내주는 것은 절대 안 된다.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 함에도 기량 미달 선수들을 대거 투입하는 것은 올바른 육성 방향이 아니다. 신구 조화가 필요하다. 롯데는 방향성을 상실한 채 프로 구단의 자격을 점점 잃어가고 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