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지난달 초 수출 규제 조치 이후 처음으로 고순도 불화수소(에칭가스) 수출을 허가했다.
그동안 수출이 제한된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3대 품목 가운데 포토레지스트(감광액) 수출은 일본이 2차례 허가했지만, 불화수소는 처음이다.
일본이 불화수소 가스 수출 1건을 허가한 사실을 산업통상자원부가 전날 확인한 것으로 30일 알려졌다. 수출 허가 신청은 일본이 수출 규제에 들어간 지난달 4일 전후로 알려졌으며, 정확한 수출물량과 순도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이번 불화수소를 수입하는 기업은 삼성전자인 것으로 전해졌다.
불화수소는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회로를 새길 때 사용하는 필수 소재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에서 포토레지스트와 함께 확보에 주력했던 소재이기도 하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수출허가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을 거부했다.
일본 경제산업성 관계자는 일본 정부가 한국에 대한 불화수소 수출을 허가했다는 정보가 사실인지 여부를 확인해줄 수 없다고 했다. 일본의 불화수소 수출허가 조치에도 이를 일본의 입장이 전면적으로 선회했다고 볼 수 없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국제사회에 수출 금지가 아닌 정상 수출 규제임을 강조하려는 일본 정부의 명분 쌓기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앞서 일본은 지난달 수출 규제 조치 이후 7일 포토레지스트 수출을 허가했고, 19일에 추가로 포토레지스트 수출을 승인했다. 이로써 최장 90일의 개별허가 심사 대상인 3대 품목 가운데 플루오린 폴리이미드만 아직 수출 허가가 나지 않았다.
일본에서 지난 7월 한 달간 한국으로 수출된 고순도 불화수소는 수출규제 영향으로 전월과 비교해 80% 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재무성이 발표한 7월 품목별 무역통계에 따르면 반도체 세정 공정에 사용하는 불화수소의 지난달 한국 수출량은 479t으로, 전월 대비 83.7% 급감했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