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많은 인기를 누렸던 일본의 스포츠 의류 브랜드 ‘데상트’가 한국의 일본제품 불매운동으로 인한 타격을 호소하고 있다. 데상트는 한국에서의 실적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중국으로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오제키 슈이치 데상트 사장이 29일 일본 오사카에서 가진 3개년 중기경영전략 설명회에서 “(한국에서의 불매운동) 영향이 나오고 있어 향후 실적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를 표명했다고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보도했다. 오제키 사장은 다만 구체적인 실적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다.
보도에 따르면 데상트의 지난해 총 매출 1424억엔 중 한국 매출액은 722억엔으로 절반을 차지한다. 하지만 일본의 대(對) 한국 경제보복 조치 이후 불거진 한국 내 일본제품 불매운동의 타깃이 되면서 최근 매출 감소 직격탄을 호소하고 있다. 오제키 사장은 “정치적인 이야기이기도 해 뭐라하기도 어렵다”며 대응도 마땅치 않음을 토로했다고 마이니치는 전했다.
데상트는 이날 3개년 중기경영계획을 설명하면서 중국 시장을 더 공략하겠다며 한국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의향을 내비쳤다. 오제키 사장은 “일본과 한국, 중국 3개국을 철저히 공략하겠다”며 특히 “중국은 시장규모로 보면 매출이 적기 때문에 (최대 주주인) 이토추상사 등과 연계해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토추상사는 데상트의 최대주주이고, 오제키 사장은 이곳 출신이다. 이토추상사는 올해 데상트에 대한 경영권을 확보한 뒤 창업자 이시모토 타케오의 손자 이시모토 마사토시 전 사장을 밀어내고 중국통인 오제키 사장을 파견했다. 이토추는 한국 사업에 의존도가 높은 것에 불만을 가져왔다. 이시모토 전 사장은 중국 진출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며 이토추와 갈등을 빚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