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9년 중국 천안문 사태 당시 맨몸으로 탱크를 저지한 이른바 ‘탱크맨’을 연상시키는 광경이 그로부터 30년이 지난 홍콩 시위 현장에서 재현됐다.
29일 뉴욕타임즈(NYT)에 따르면, 지난 25일 홍콩 북부 신계지역 샤추이로에서 시위 진압 경찰이 38구경 리볼버 권총을 꺼내 실탄 1발을 공중에 발포했다. 이에 민소매 차림의 남성이 경찰을 저지하고 나섰다. 사진 속 남성의 양손에는 각각 비닐우산과 휴대전화가 쥐어져 있을 뿐이었다.
권총을 든 경찰이 이 남성을 저지하며 발길질 등 다소 과격한 행동을 보였음에도 이 남성은 “저들을 쏘지 마라!”며 막아선 것으로 전해졌다.
이 남성의 모습은 NYT 기자가 촬영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됐다. 사진이 퍼지면서 해당 남성은 ‘권총맨(pistolman)’이라는 이름을 얻게 됐다.
홍콩 경찰은 “현장 책임자가 동료 경찰관이 생명에 위협을 느껴 실탄을 쐈다”고 발포 사실을 시인했다.
한편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 경찰은 오는 31일 재야단체인 민간인권전선이 홍콩 도심인 센트럴 차터가든에 개최할 시위를 전면 금지할 방침이다.
김영철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