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대통령 취임식 직후 김옥숙 여사 5·18묘역 찾았다

입력 2019-08-29 17:07
노태우 전 대통령 부인 김옥숙 여사가 노 전 대통령 취임 직후인 1988년 2월 25일 광주 북구 망월동 구묘역의 이한열 열사 묘역 앞에서 참배하고 있는 모습.연합뉴스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남 재헌씨가 최근 광주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한 가운데 노 전 대통령의 부인인 김옥숙 여사도 과거에 5·18묘역을 다녀간 것으로 알려졌다.

29일 노재헌씨와 함께 5·18 민주묘지를 참배한 A씨에 따르면 김 여사는 1988년 2월 25일 광주 망월동 5·18묘역(구묘역)을 참배했다. 당시는 노 전 대통령의 취임식 직후였으며, 김 여사는 5·18 구묘역을 찾아 고 이한열 열사의 묘를 참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한열 열사의 모친도 연합뉴스에 “당시 매일같이 아들의 묘를 찾아갔는데 어느 날 보니 꽃다발 하나가 놓여 있었다”며 “그 이후에 노 전 대통령의 부인이 왔다 갔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땐 정신이 반쯤 나가 있을 때라 그런 것을 신경 쓸 겨를도 없었고 상관도 없었다”며 “아들이 땅속에 있는데 참배를 한다고 해서 내 마음이 변하진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김 여사가 찾은 구묘역에는 5·18 민주화 운동 과정에서 사망한 희생자뿐만 아니라 민주화운동 중 희생당한 전국 각지의 민주열사들이 안장돼 있었다. 이후 5·18 희생자들은 1997년 완공된 광주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로 옮겨져 현재 구묘역에는 민주열사의 묘역만 남아있다.

앞서 노재헌씨는 지난 23일 오전 11시쯤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했다. 그는 관리소 측에 사전 연락은 하지 않았으며 수행원들과 동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씨는 방명록에 “삼가 옷깃을 여미며 5·18 광주민주화운동 희생자분들의 영령의 명복을 빕니다. 진심으로 희생자와 유족분들께 사죄드리며 광주 5·18 민주화운동의 정신을 가슴 깊이 새기겠습니다”라고 적었다.

강태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