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전원합의체가 박근혜(67) 전 대통령의 2심을 파기환송하자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 모인 박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분노 섞인 표현들을 쏟아냈다. 이들은 오전부터 대법원 앞에서 박 전 대통령의 무죄 촉구 집회를 진행하고 있었다.
29일 열린 우리공화당 제141차 태극기집회 현장에 모인 1500여명(주최측 추산)의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대법원의 선고 결과가 전해지자 “애초에 우리는 믿지도 않았다” “쇼하지 말라”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조원진 우리공화당 공동대표는 이 자리에서 “대법원의 파기환송은 자기 손에 피를 묻히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술수를 부리는 썩어빠진 천벌 받을 X들”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을 ‘빨갱이’라고 부르며 “빨갱이들이 박 대통령을 묻어 죽이겠다는 것 아니냐. 역사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 말하며 탄핵무효·원천무효·즉각석방 구호를 외쳤다.
현장에 모인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거짓된 나라에 살고 있다” “판사들은 개보다 못한 X들” 등의 원색적인 비난이 흘러나왔다. 대법원 판사들을 향해 수위 높은 비하 표현과 위협적인 말들도 서슴지 않았다.
“박근혜 대통령의 발뒤꿈치 때만도 못한 것들이 재판을 한다” “(대법원은) 개들이 있는 개장” “미개한 판사들을 단두대로 꺼내와야 한다” “중세식 마녀사냥을 하자”는 등의 비난들이 쏟아졌다.
이들은 대법원 앞에서 강남역을 향해 가두행진을 이어갈 계획이다.
한편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이날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의 혐의로 기소된 박 전 대통령의 상고심에서 징역 25년·벌금 200억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공직선거법에 따라 특가법상 뇌물 혐의는 분리 선고돼야함에도 하급심에서 경합범으로 합쳐 선고한 만큼 다시 판결하라는 취지의 파기환송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판단에 따라 박 전 대통령 파기환송심은 유죄가 인정된 뇌물 혐의에 대해 다른 범죄 혐의인 직권남용·강요 혐의 등과 구별해 따로 선고해야 한다. 범죄 혐의를 한데 묶어 선고하지 않고 분리 선고할 경우 형량이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